모리아/시 1441

4월의 시

★4월의 시 꽃 무더기 세상을 삽니다 고개를 조금만 돌려도 세상은 오만가지 색색의 고운 꽃들이 자기가 제일인양 활짝들 피었답니다 정말 아름다운 봄날입니다 세삼스레 두 눈으로 볼수있어 감사한 마음이고 고운 향기 느낄수 있어 감격이며 꽃들 가득한 세월의 길목에 살고 있음이 감동입니다 눈이 짖무르도록 이 봄을 느끼며 가슴 터지도록 이 봄을 즐기며 두 발이 부르트도록 꽃길 걸어볼랍니다 내일도 내것이 아닌데 내년 봄은 너무 멀지요 오늘 이봄을 사랑합니다 오늘 곁에 있는 모두들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4월이 문을 엽니다 ㅡ 시인 이혜인 ㅡ

모리아/시 2021.04.03

4월

[4월] - 시인 오 세영 - 언제 우레 소리 그쳤던가 문득 내다보면 4월이 거기 있어라 우르르 우르르 빈가슴 울리던 격정은 자고 언제 먹구름 개었던가 문득 내다보면 푸르게 빛나는 강물 4월은 거기 있어라 젊은 날은 또 얼마나 괴로웠던가 열병의 뜨거운 입술이 꽃잎으로 벙그는 4월 눈뜨면 문득 너는 한 송이 목련인 것을 누가 이별을 서럽다고 했던가 우르르 우르르 빈가슴 울리던 격정은 자고 돌아서면 문득 사방은 눈부시게 푸르른 강물

모리아/시 2021.04.01

행복

행복 ㅡ 헤르만 헤세 행복을 찾아 헤매는 동안 그대는 행복해질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가장 사랑하는 것들이 모두 그대 것 일지라도 이미 잃어버린 것을 안타까워하는 동안 그대는 목표를 가지고 쉼 없이 달리지만 무엇이 평안인지 알지 못한다 모든 소망을 단념하고 목표와 욕망도 잊어버린 채 행복에 대해 더는 말하지 않을 때 행위의 물결이 그대 마음에 닿지 않고 그대 영혼은 비로소 쉬게 될 것이다.

모리아/시 2021.04.01

경이로움

경이로움 ㅡ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무엇 때문에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이 한 사람인 걸까요? 나머지 다른 이들 다 제쳐두고 오직 이 사람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나 여기서 무얼 하고 있나요? 수많은 날들 가운데 하필이면 *수요일에? 새들의 둥지가 아닌 사람의 집에서? 비늘이 아닌 피부로 숨을 쉬면서? 잎사귀가 아니라 얼굴의 거죽을 덮어 쓰고서? 어째서 내 생은 단 한번뿐인 걸까요? 무슨 이유로 바로 여기, 지구에 착륙한 걸까요? 이 작은 행성에?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나 여기에 없었던 걸까요? 모든 시간을 가로질러 어째서 여기까지 왔을까요? 무엇 때문에 天人(천인)도 아니고 강장동물*도 아니고, 해조류도 아닌 걸까요? 무슨 사연으로 단단한 뼈와 뜨거운 피를 가졌을까요? 나 자신을 나로 채운 것은 과연 무엇일..

모리아/시 2021.03.31

감시

감시(監視) 시인 이 계윤 봄은 감시의 계절인가 보다 봄 것들은 내 발길을 감시하고 있다 시샘바람에 부르르 떠는 봄까치꽃도 눈웃음 초롱한 매화꽃도 개나리 벙글대는 봉우리도 옷매무새 다듬고 있는 벚나무도 발길 가는 대로 따라온다 새들도 이리저리 발길 쫓아 계곡물 소리 맞춰 노래 부르며 그 짓을 하고 있다 바람도 시샘내서 한 몫을 하지만 나비 날개바람에 쫓기고 말 것 날마다 감시는 다투어 피어난다! 감시 받는 이 기쁨, 이 행복 새삼스럽다!

모리아/시 2021.03.30

꽃은 달려가지 않는다

[꽃은 달려가지 않는다] - 시인 박 노해 - 눈 녹은 해토에서 마늘 싹과 쑥잎이 돋아나면 그때부터 꽃들은 시작이다 ​ 2월과 3월 사이 복수초 생강나무 산수유 진달래 산매화가 피어나고 들바람꽃 씀바귀꽃 제비꽃 할미꽃 살구꽃이 피고 나면 ​ 3월과 4월 사이 수선화 싸리꽃 탱자꽃 산벚꽃 배꽃이 피어나고 뒤이어 꽃마리 금낭화 토끼풀꽃 모란꽃이 피어나고 ​ 4월의 끝자락에 은방울꽃 찔레꽃 애기똥풀꽃 수국이 피고 나면 ​ 5월은 꽃들이 잠깐 사라진 초록의 침묵기 바로 그때를 기다려 5월 대지의 심장을 꺼내듯 붉은 들장미가 눈부시게 피어난다 일단 여기까지, 여기까지만 하자 ​ 꽃은 자기만의 리듬에 맞춰 차례대로 피어난다 누구도 더 먼저 피겠다고 달려가지 않고 누구도 더 오래 피겠다고 집착하지 않는다 꽃은 남을 ..

모리아/시 2021.03.30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 - 시인 김 정한 - 사랑에도 일에도 미움에도 그리움에도 행복에도 불행에도 생에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 끝없이 반복되는 끝에 때로는 가난해지고 때로는 풍요로워진다. 끝은 새로운 시작일 뿐 생은 애써 답을 찾지 않아도 흐르면서 답을 찾아가기도 하고 시간이 답을 내 앞에 불러 앉히기도 한다. 아무리 답이 없는 것같아 보여도 한순간 번쩍이는 불빛처럼 짧게 빛은 주변을 서성인다. 잠깐이라 못 보고 지나칠 뿐 자세히 몰입해서 보면 보인다. 순간의 빛도 설령 지금 이별이라 해도 언젠가는 서로의 빛이 되어 다시 만난다. 지금 불행이라 생각 들면 머지않아 한줄기 순간의 빛이 찾아온다. 행복을 안겨주는 빛 그날이 오면 괜찮아지고 다시 웃을 수 있다. 불행의 끝은 행복이니까 치열하게 현실을 견..

모리아/시 2021.03.29

사랑의 말을 하게 하소서

사랑의 말을 하게 하소서 사람들은 말 한 마디로 인해 행복과 불행을 넘나들게 되오니 내 입술로 사랑의 말을 하게 하소서 무시하는 말로 마음에 상처를 입으면 그 상처가 너무나 커 잊지 못할 아픔이 있으니 오직 사랑으로 서로를 감싸게 하소서 거친 말로 남을 멸시하고 허물을 드려내며 인격을 손상시키는 말을 내뱉지 않게 하소서 부드러운 말로 서로를 격려하며 칭찬과 위로와 평안의 말로 주님의 사랑을 나누게 하소서 말은 우리 마음의 표현이오니 우리의 마음을 인도해 주시는 주님의 마음을 닮아 복된 말을 하게 하소서 말로써 주님을 고백하며 시인하며 전하게 하소서 주님이 우리를 견고하고 깊게 사랑하심처럼 서로를 돌보며 진정으로 사랑하게 하소서 다른 사람을 존귀하게 여길 때 우리도 존귀한 대접을 받음을 알게 하소서 주님의..

모리아/시 2021.03.28

봄 바람난 년들!

봄 바람난 년들 ㅡ 시인 권 나현 보소! 자네도 들었는가? 기어이 아랫말 매화년이 바람이 났다네 고추당초 보다 매운 겨울살이를 잘 견딘다 싶더만 남녁에서 온 수상한 바람넘이 귓가에 속삭댕께 안 넘어갈 재주가 있당가? 아이고~ 말도 마소! 어디 매화년 뿐이것소 봄에 피는 꽃년들은 모조리 궁딩이를 들썩 대는디 아랫말은 난리가 났당께요 키만 삐쩡큰 목련부터 대그빡 피도 안마른 제비꽃 년들 까정 난리도 아녀라 워매 워매 ~ 쩌그 진달래 년 주딩이 좀보소? 삘겋게 루즈까정 칠했네 워째야 쓰까이~ 참말로 수상한 시절이여 여그 저그 온 천지가 난리도 아니구만 그려 ~ 워쩔수 없제 잡는다고 되것어 말린다고 되것어 암만 고것이 자연의 순리라고 안혀라 보소 시방 이라고 있을때가 아니랑게 바람난 꽃년들 밴질밴질 한 낮짝 이..

모리아/시 2021.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