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40

[동학농민혁명대상 수상 소감] 글쓴이: 이만열(전 국사편찬위원장, 숙명여대 명예교수)

[20240511 동학농민혁명대상 수상 소감] 글쓴이: 이만열(전 국사편찬위원장, 숙명여대 명예교수) 동학농민혁명 대상을 수상하게 되어 송구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 매우 기쁩니다. 어느 상보다도 보람되고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상입니다. 동학농민혁명이라는 가슴 뛰게 하는 역사적 이름으로 주는 상이기 때문입니다. 부족한 제게 상을 결정해 주신 심사위원회와 정읍시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 상은 제 1회에 김대중 대통령께 수여된 이래 동학농민혁명에 관한 연구와 그 기림에 힘쓴 많은 선배들께 수여되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때 해직교수로서 고난을 같이 겪은 송기숙 교수께서 수상한 바 있어서 더욱 감회가 깊습니다. 이 고장에서 130년 전, 人乃天 天心卽人心 사상을 기반으로 부패한 조..

인문학 2024.05.12

아버지의 눈물 - 이채 -

아버지의 눈물 - 이채 - 남자로 태어나 한평생 멋지게 살고 싶었다 옳은것은 옳다고 말하고 그른것은 그르다고 말하며 떳떳하게 정의롭게 사나이 답게 보란듯이 살고 싶었다 남자보다 강한것은 아버지라 했던가 나 하나만을 의지하며 살아온 아내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을 위해 나쁜것을 나쁘다고 말하지 못하고 아닌것을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는것이 세상살이 더라 오늘이 어제와 같을지라도 내일은 오늘보다 나으리란 희망으로 하루를 걸어온 길에서 변변한 옷 한벌 없어도 반듯한 집 한채 없어도 내 몸 같은 아내와 금쪽 같은 자식을 위해 이 한몸 던질 각오로 살아온 세월 애당초 사치 스러운 자존심은 버린지 오래구나 하늘을 보면 생각이 많고 땅을 보면 마음이 복잡한 것은 누가 건네준 짐도 아니건만 바위보다 무거운 무겁다 ..

인문학 2024.05.10

김흥순. 4월은 갈아엎는 달 - 신동엽

김흥순 ㅡ 4월은 갈아엎는 달 - 신동엽 내 고향은 강 언덕에 있었다. 해마다 봄이 오면 피어나는 가난. 지금도 흰 물 내려다보이는 언덕 무너진 토방가선 시퍼런 풀줄기 우그려 넣고 있을 아, 죄 없이 눈만 큰 어린 것들. 미치고 싶었다. 사월(四月)이 오면 산천(山川)은 껍질을 찢고 속잎은 돋아나는데, 사월(四月)이 오면 내 가슴에도 속잎은 돋아나고 있는데, 우리네 조국(祖國)에도 어느 머언 심저(心底) , 분명 새로운 속잎은 돋아오고 있는데, 미치고 싶었다. 사월이 오면 곰나루서 피 터진 동학(東學)의 함성, 광화문(光化門)서 목 터진 사월의 승리(勝利)여. 강산(江山)을 덮어, 화창한 진달래는 피어나는데, 출렁이는 네 가슴만 남겨놓고, 갈아엎었으면 이 균스러운 부패와 향락(享樂)의 불야성(不夜城) 갈..

인문학 2024.04.08

여행자의 눈으로 본 인도와 이슬람

“여행자의 눈으로 본 인도와 이슬람” 리앤원재단이 주관하고, 서울대 중세르네상스연구소가 주최하는 국제학술강연회에 초대합니다. 많은 관심과 참석을 부탁드립니다. ~ 손은실 교수(서울대 종교학과) 시간: 11월 2일(목) 오후 2시~5시 장소: 서울시립미술관 세마홀 강연1: 난디니 다스(Nandini Das) 옥스퍼드대학교 영문학과 교수 “코끼리에게 인사하는 법: 상이한 문화 간 세 번의 조우와 인도로 간 영국 최초의 외교 사절” 강연2: 브론원 윌슨(Bronwen Wilson) UCLA 미술사학과 교수 “나침반과 지평선: 여행하는 미술가와 이슬람 도시” 덕수궁 돌담길에 무르익어 가는 가을의 정취도 만끽하시고, 해당 분야의 국제적인 학자 다스 교수와 윌슨 교수의 안내를 받아 인도 무굴제국과 콘스탄티노플을 여..

인문학 2023.10.24

미켈란젤로, 노아의 방주

미켈란젤로, 노아의 방주(천지창조 중), 1512년, 바티칸 폭우의 파괴력을 가장 잘 드러내 주는 사건이 노아의 방주다. 미켈란젤로는 노아의 방주보다도 심판을 당한 사람들의 눈물과 절망의 표정에 더 초점을 모았다. 사람들의 온몸에 노도처럼 엄습해 오는 죽음과 두려움을 프레스코로 담았다. 맨 오른쪽 아래 사람은 물속에서 간신히 나무 뿌리를 잡고 버티고 있다. 물살에 힘은 점점 빠져가고 그는 살아서 구원에 이를 수 있을까? 위에 두 사람은 떠내려가는 가족이나 친지를 애타게 부르지만 어째 가망이 없어 보인다. 간신히 목숨을 건져 올라온 남자는 기진맥진 몸을 가누지 못해 고개를 숙인채 옆에 있는 여성에게 의지해 겨우 앉아 있을 정도다. 홀로 간신히 살아남아 천막 안에 있는 사람들은 이미 지옥을 살고 있다. 나오..

인문학 2023.07.21

우화의 강

우화의 강 ㅡ 마종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서로 물길이 튼다. 한 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이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 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 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 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 잠이 어렵지 않는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인문학 2023.04.16

생텍쥐베리 & 모티즌

* 사람이 사람이다라는 사실은 곧 책임을 진다는 것을 말한다. * 모티즌 ㅡ 무선 인터넷을 즐겨 사용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모바일과 네티즌의 합성어로, 일반적인 인터넷 이용자를 지칭하는 네티즌보다 더욱 인터넷에 심취하거나 이용률이 높다. 이동통신업체들이 서비스 개발에 가장 주력하는 분야도 모티즌들을 대상으로 한다. * 사회보장 수급권 : 사회적 위험으로 말미암아 요보호상태에 있는 개인이 인간의 존엄에 상응한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하여 국가에 대하여 일정한 내용의 적극적 급부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 공공 부조 : 현실적으로 생활불능상태에 있거나 생계의 유지가 곤란한 사람에게 국가가 최종적인 생활보장수단으로서 각출을 요건으로 하지 아니하고 최저생활에 필요한 급여..

인문학 2023.02.17

시인에게서 내가 배운 것

시인에게서 내가 배운 것 시인에게서 내가 배운 것은 '나'에 대한 조심이다. 아이가 태어나면 부모는 (아이뿐만이 아니라) 자기 자신도 새처럼 다뤄야 한다. 새를 손으로 쥐는 일은, 내 손으로 새를 보호하는 일이면서, 내 손으로부터 새를 보호하는 일이기도 하다. 내가 내 삶을 지켜야 하고 나로부터도 내 삶을 지켜야 한다. 이것은 결국 아이의 삶을 보호하는 일이다. - 신형철의《인생의 역사》중에서 - 시인은 위대한 스승입니다. 시인에게서 배우는 것이 너무도 많습니다. 시를 통해 '나'를 알게 합니다. 새를 손으로 쥐듯, 섬세한 감각으로 나를 다루는 법도 배웁니다. 내가 나를 보호하는 것이 나와 가까운 주변 사람들의 삶도 보호하는 것임을 깨닫기도 합니다. 아름답고 간결한 시어(詩語)의 옷으로 내 삶을 입히는 ..

인문학 2023.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