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시 1583

네가 보고 싶어서 바람이 불었다 -안도현- 네가 내 옆에 없었기 때문에 아팠다. 네가 보고 싶었다. 네가 보고 싶어서 바람이 불었다..

[네가 보고 싶어서 바람이 불었다]-안도현-네가 내 옆에 없었기 때문에 아팠다.네가 보고 싶었다.네가 보고 싶어서 바람이 불었다.네가 보고 싶어서 물결이 쳤다.네가 보고 싶어서 물속의 햇살은 차랑차랑 하였다.네가 보고 싶어서 나는 살아가고 있었고,네가 보고 싶어서 나는 살아갈 것이었다.누군가가 보고 싶어 아파본 적이 있는 이는 알 것이다.보고 싶은 대상이 옆에 없을 때에비로소 낯선 세계 속으로한 걸음 더 다가서고 싶은호기심과 의지가 생긴다는 것을.그렇게 나는 네게 가고 싶었다.

모리아/시 2025.07.08

그리움은 돌아갈 자리가 없다 -천양희-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면서 나는 그만 그 산 넘어버렸지요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면서..

[그리움은 돌아갈 자리가 없다]-천양희-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면서나는 그만 그 산 넘어버렸지요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면서나는 그만 그 강을 넘어버렸지요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면서나는 그만 그 집까지 갔지요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면서나는 그걸 위해 다른 것 다 버렸지요그땐 슬픔도 힘이 되었지요그 시간은 저 혼자 가버렸지요그리움은 돌아갈 자리가 없었지요

모리아/시 2025.07.07

쓸쓸함에 대하여 -김경미- 그대 쓸쓸함은 그대 강변에 가서 꽃잎 띄워라 내 쓸쓸함은 내 강변에 가서 꽃잎 띄우마 그 꽃잎 얹은 물살들

[쓸쓸함에 대하여]-김경미-그대 쓸쓸함은 그대 강변에 가서 꽃잎 띄워라내 쓸쓸함은 내 강변에 가서 꽃잎 띄우마그 꽃잎 얹은 물살들 어디쯤에선가 만나주황빛 저녁 강변을 날마다 손잡고 걷겠으나생은 또 다른 강변과 서걱이는 갈대를 키워끝내 사람으로는 다 하지 못하는 것 있으리라그리하여 쓸쓸함은 사람보다 더 깊고 오랜 무엇햇빛이나 바위며 물안개의세월, 인간을 넘는 풍경그러자 그 변치 않음에 기대어무슨 일이든 닥쳐도 좋았다

모리아/시 2025.07.06

지금, 우리들의 사랑이라는 것이 -김시천- 그저, 순한 물 한 그릇이면 좋겠네 평범한 이들의 식탁 위에 놓이는 작은 목마름 적셔주는..

[지금, 우리들의 사랑이라는 것이]-김시천-그저,순한 물 한 그릇이면 좋겠네평범한 이들의 식탁 위에 놓이는작은 목마름 적셔주는그런 물 한 그릇이면 좋겠네그리하여 온전하게 그대 온 몸을 돌고 돌아땀이 되고 눈물이 되고 사랑이 되어봄날 복스런 흙가슴 열고 오는 들녘의 꽃들처럼순한 향기로 건너와조용조용 말 건네는 그대 숨소리면 좋겠네때로는 빗물이 되어그대 뜰로 가랑가랑 내리면서꽃 몇 송이 피울 수 있었으면 좋겠네사랑이라는 것이아 아,우리들의 사랑이라는 것이타서 재가 되는 절망이 아니라면 좋겠네내 가슴 불이 붙어 잠시 황홀한 아름다움이 아니라물 한 모금 나눠 마실 줄 아는순하고 욕심 없는 작은 기쁨이면 좋겠네물 한 모금 먼저 떠서 건넬 줄 아는그런 넉넉함이면 좋겠네그리하여 그치지 않고결코 거역하거나 배반할 줄 ..

모리아/시 2025.07.05

그리움 그것은 -이문주- 그립습니다 너무나 보고 싶습니다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게 되고 그 순간이면 저도 모르게 한숨짓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움 그것은]-이문주-그립습니다너무나 보고 싶습니다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게 되고그 순간이면 저도 모르게 한숨짓게 되는 것입니다가슴이 저러오면서서러워지는 날도 있을 것입니다긴긴 밤을 새워야 할 때도 있습니다뒤척인 밤이 지나면기약도 없는 그날을 기다리게 되고가슴에는 어느새 비가 되어 내리는 것이지요가슴은 더욱 움츠려 들고조여진 마음은 태워진 재로 남는 법입니다그런 날이면 마음은 없고 빈 몸만 남아누군가를 찾아다니게 됩니다늘 같은 사람 같은 생각으로 바라보지만왠지 모를 외로움이가슴 가득히 차오르고 마는 것입니다바라던 인연은 저를 외롭게 하는 일입니다누군가를 만나 사랑을 배우고 행복도 배우지만마디마디 끊어질 듯한 그리움에 목말라 하면서어느 순간 이별을 떠올리게 되는 것입니다.밤을 보낸 혼자만의 이야기는창가에..

모리아/시 2025.07.04

아름다운 인연을 만나는 것은 -정성화- 아름다운 인연을 만나는 것은 서로의 향기에 취해 말없이 물들어가는 것이다 서로의 환경을..

[아름다운 인연을 만나는 것은]-정성화-아름다운 인연을 만나는 것은 서로의 향기에 취해 말없이 물들어가는 것이다 서로의 환경을 이해하고 서로 색깔을 인정하면서서로의 향기에 묻혀 가는 것이다가슴에 나 하나 버리고너 하나 채워서 서로의 가슴에 둥지를 짓는 일이다여기서 저기로 가는 길새로운 세상 둘이 하나 되어서로의 가슴에 호흡하며 강물처럼 흐르는 것이다지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아름다운 인연을 만나는 것이고그보다 어려운 것은 인연을 곱게 지켜가는 것이다아름다운 인연이 만들어 지기를까만 밤 하얗게 기도한다아름다운 인연으로 오소서

모리아/시 2025.07.03

우화(寓話)의 강 -마종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우화(寓話)의 강]-마종기-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한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한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내 혼이 잠잘 때 그..

모리아/시 2025.07.02

7월은 치자꽃 향기속에 -이해인- 7월은 나에게 치자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 하얗게 피었다가 질때는 고요히 노란빛으로 떨어지는 꽃

[7월은 치자꽃 향기속에]-이해인-7월은 나에게치자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하얗게 피었다가 질때는 고요히 노란빛으로 떨어지는 꽃꽃은 지면서도 울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사실은 아무도 모르게눈물 흘리는 것일 테지요?세상에 살아 있는 동안만나는 모든 사람들을꽃을 만나듯이 대할 수 있다면그가 지닌 향기를처음 발견한 날의 기쁨을 되새기며설레일 수 있다면어쩌면 마지막으로그 향기를 맡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조금 더 사랑할 수 있다면우리의 삶 자체가 하나의 꽃밭이 될 테지요?7월의 편지 대신 하얀 치자꽃 한 송이당신께 보내는 오늘내 마음의 향기도 받으시고조그만 사랑을 많이 만들어향기로운 나날 이루십시오

모리아/시 2025.07.01

눈물 -오세영- 물도 불로 타오를 수 있다는 것은 슬픔을 가져본 자만이 안다. 여름날 해 저무는 바닷가에서 수평선 너머 타오르는 노을을

[눈물]-오세영-물도 불로 타오를 수 있다는 것은슬픔을 가져본 자만이 안다.여름날 해 저무는 바닷가에서수평선 너머 타오르는 노을을 보아라.그는 무엇이 서러워눈이 붉도록 울고 있는가.빰에 흐르는 눈물의 흔적처럼갯벌에 엉기는 하이얀 소금기,소금은 슬픔의 숯덩이다.사랑이 불로 타오르는 빛이라면슬픔은 물로 타오르는 빛,눈동자에 잔잔히 타오르는 눈물이어둠을 밝힌다.

모리아/시 2025.06.30

새들은 비오는 날에도 높이 난다 -양현근- 새들은 비오는 날에도 날기를 멈추지 않는다 더 높이 더 멀리 나는 법을 배워 산, 강, 들

[새들은 비오는 날에도 높이 난다]-양현근-새들은 비오는 날에도날기를 멈추지 않는다더 높이 더 멀리 나는 법을 배워산, 강, 들, 구름과 같은 그리고 가슴에 뜨는 별까지참으로 많은 꽃말을 알고 있다그러나 새들에게 묻지마라파아란 바다가 어디 사는지숲은 왜 아파하며 돌아눕는지 묻지마라들과 강은 만나 어디로 가는지차고 나면 넘치는 그리움 있어새들은 비오는 날에도 높이 난다

모리아/시 2025.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