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삶 516

갈퀴를 샀다 - 정두리 갈퀴를 샀다 갈 길을 몰라 떨어져 누운 나뭇잎을 긁어모으고 거북등같이 딱딱해진 땅 가려운 등을 긁어주듯이 아우아우

갈퀴를 샀다- 정두리갈퀴를 샀다갈 길을 몰라 떨어져 누운나뭇잎을 긁어모으고거북등같이 딱딱해진 땅가려운 등을 긁어주듯이아우아우 거기거기땅이 시원해 소리 지르게너무 좋아 재채기 나오게그래서 뒤집어지게내년 봄, 씨를 받아 고마운 싹을 틔우게효자손 되라고 갈퀴를 샀다.* 시가 참 좋다.자연과 나를 함께 표현할 수 있으니자연 속에서 나를 발견하고 나의 모습을 통해 자연을 본다.

모리아/삶 2025.04.10

본 훼퍼와 전태일의 삶 : 1975년 4월 9일, ‘인혁당’으로 연루된 8분이 사형 선고가 떨어진 지 18시간 만에 교수형을 당했다..

1975년 4월 9일 오늘, ‘인혁당’으로 연루된 8분이 사형 선고가 떨어진 지 18시간 만에 교수형을 당했다.마치 전쟁 때 즉결처분과 다름없었다.1945년 4월 9일 오늘, 본회퍼는 목사로써 나치의 히틀러 암살에 간여하다 체포되어 39세 나이로 교수형 당한 날이다. 본회퍼가 처형당한 형무소가 연합군에 해방되기 2주일 전이었다. 본회퍼는 히틀러에 저항한 가장 상징적인 인물이며, 20세기 기독교 신학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남긴 인물이다. 손호철 교수님이 본회퍼 목사의 삶이 영화로 나왔다고 카톡으로 연락해 주셨다. 마침 아내의 생일이라 오랜만에 둘이서 영화관을 찾았다.다음은 본회퍼의 삶과 전태일의 삶을 비교하면서 쓴 글이다.『본회퍼(Dietrich Bonhoeffer; 1906〜1945. 4. 9.)는 21..

모리아/삶 2025.04.10

똥을 치운다는 것 - 엄상익변호사 김수환 추기경의 오래된 글을 읽다가 참 솔직한 분이구나 라는 생각이 든 적이 있다...

똥을 치운다는 것- 엄상익변호사 김수환 추기경의 오래된 글을 읽다가 참 솔직한 분이구나 라는 생각이 든 적이 있다. 어느 무더운 한 여름이었다고 했다. 그가 사람들 앞에서 주님의 말씀을 전하고 있는데 바로 밑에서 고약한 냄새가 올라오더라는 것이다. 추기경은 다른 건 참아도 그 냄새는 정말 힘들었다고 고백하고 있었다. 위선을 부리지 않고 말하는 추기경의 솔직성에 잔잔한 감동을 받았다.아버지의 임종 때였다. 아버지의 똥을 처음으로 받아봤다. 싫었다. 평생 받아왔던 아버지의 사랑은 망각 되고 눈앞에 닥친 일을 거부하고 싶었다. 어머니의 임종 때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효도란 별 게 아니었다. 부모의 똥을 치울 수 있느냐 없느냐인 것 같았다. 나는 나쁜 아들이었다. 그런데 세상에는 나 같지 않은 좋은 사람들이 분..

모리아/삶 2025.04.06

목련 - 이선 바람이 주둥이를 내미는 통에 도톰해진 볼 때기가 수줍겠다 아기 새가 날아와 입 안 가득 빼물던 자리에서 먼저 꽃망울이 터졌다

목련- 이선바람이 주둥이를 내미는 통에도톰해진 볼 때기가 수줍겠다아기 새가 날아와 입 안 가득빼물던 자리에서 먼저 꽃망울이 터졌다천상의 연회장이 그러할까골목을 순례하던 햇살이 후끈 모여들고황홀하게 그 광경을 지켜보던 나는 현기증이 난다그것은 미천한 어둠의 자식들이성스런 천국의 나무 계단을 몰래 훔쳐본 죗값으로치러야 하는 형벌과도 같았다 열병이었다길은 사방으로 열려 있지만 소용이 없다기억의 미궁에 갇혀 견뎌야 하는 일이다간신히 빠져나온 길목에서속절없이 빠져나간 제 그림자를 볼러본다 한들,잠깐은 웃었지만,예방주사도 없이그저 바보처럼 서 있는 봄날이다차라리 무덤을 파고 싶은 봄날이다

모리아/삶 2025.04.04

당신이 저를 만드시고 당신의 역작이 노쇠하게 두시렵니까? -<성 소네트> Holy sonnets 연작 중 1-

당신이 저를 만드시고 당신의 역작이 노쇠하게 두시렵니까?- Holy sonnets 연작 중 1-존던당신이 저를 만드시고 당신이 애써 만든 역작이 노쇠하게 두시렵니까?지금 당장 저를 회복시켜 주세요, 저의 종말이 서둘러 오고 있습니다.저는 죽음을 향해 달리고 있고 죽음도 아주 빠르게 저를 만나러 오고 있으니,모든 쾌락이 마치 어제의 일 같습니다.도저히 저의 침침한 눈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뒤에는 절망이 앞에는 죽음이 던지네요,엄청난 두려움을, 그리고 저의 나약한 육체는죄악으로 소진되어 지옥으로 기울고 있습니다.오직 하늘에 계신 당신, 당신이 허락하신다면저는 당신을 바라보고 다시 살아갈 수 있습니다.하지만 우리의 숙적, 교활한 사탄이 저를 유혹하네요.그러니 단 한시간도 저 자신을 ..

모리아/삶 2025.04.01

가슴으로 느껴라 태양을 바라보고 살아라 그대의 그림자를 못 보리라. 고개를 숙이지 말라 머리를 언제나 높이 두라..

가슴으로 느껴라태양을 바라보고 살아라그대의 그림자를 못 보리라.고개를 숙이지 말라머리를 언제나 높이 두라세상을 똑바로 정면으로 바라보라.나는 눈과 귀와 혀를 빼앗겼지만내 영혼을 잃지 않았기에그 모든 것을 가진 것이나 마찬가지이다.고통의 뒷맛이 없으면 진정한 쾌락은 거의 없다.불구자라 할지라도 노력하면 된다.아름다움은 내부의 생명으로부터 나오는 빛이다.그대가 정말 불행할 때세상에서 그대가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을 믿어라.그대가 다른 사람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한삶은 헛되지 않으리라.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것은보이거나 만져지지 않는다.단지 가슴으로만 느낄 수 있다.- 헬렌 캘러-

모리아/삶 2025.03.29

약속 - 김영기 내소사로 이끌었다 그대 모르는 약속 하나 창살 고운 법당에다 빌어볼 심산으로 전나무 숲길에 들어서자 직소폭포에서 쏟아지는

약속- 김영기내소사로 이끌었다그대 모르는 약속 하나창살 고운 법당에다 빌어볼 심산으로전나무 숲길에 들어서자직소폭포에서 쏟아지는 기운벗은 발목에 잠기우고야생화 향기가 얼굴을 스친다현호색과 제비꽃바람을 사랑하는 바람꽃풀밭에 떨어진 별을 보고무슨 꽃이냐고 묻는다그대가 내 가슴에도 있듯하늘에만 별이 뜨는 건 아니지꽃 하나 따서 머리에 꽂아주니그대마저 별꽃이 되어버렸네종루에 죽은 듯 있던 목어석양빛에 피가 돌자 물고기들을 부른다그의 가슴에도 간직한 약속이 있는가* 내소사, 목어, 전나무 숲길, 직소폭포, 바람꽃..부안에 가면 볼 수 있는 것들...산과 들에 흔이 볼 수 있는 별처럼 피어나는 별꽃도 그렇다.

모리아/삶 2025.03.27

어머니에게 -에드가 앨런 포우- 저 높은 천당에서 서로 속삭이는 천사들도 그들이 불타는 사랑의 말들 속에서 어머니라는 말만큼 진정어린 말은

어머니에게에드가 앨런 포우저 높은 천당에서 서로 속삭이는 천사들도그들이 불타는 사랑의 말들 속에서어머니라는 말만큼 진정어린 말은 찾을 수 없다고 느끼지요.저는 오랫동안 그 그리운 이름으로당신을 부르고 있습니다. 나에게는 어머니는 이상이시고나의 마음속에 기쁜 마음을 채워주는 당신,나는 마음속에 당신을 앉혀 놓았습니다.

모리아/삶 2025.03.19

[엄마] -채정완- 세상에 단 하나 뿐인 그 이름 엄마 오늘 밤 당신을 애타게 불러 봅니다 진자리 마른자리 돌봐주시던 그 모습..

[엄마]-채정완- 세상에 단 하나 뿐인 그 이름 엄마오늘 밤 당신을 애타게 불러 봅니다진자리 마른자리돌봐주시던 그 모습살아생전 정성으로 키워주시던 울 엄마열 손가락 마디마다굳은 살만 남으신울 엄마그런 당신이 그립습니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고달픈 인생길이라지만그래도 당신이 곁에 있어내내 행복했습니다 잠자듯 하신 모습으로하늘 나라 부르심에먼 길 떠나신 울 엄마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모리아/삶 2025.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