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정호승- 창문은 닫으면 창이 아니라 벽이다. 창문은 닫으면 문이 아니라 벽이다. 창문이 창이 되기 위해서는 창과 문을 열어놓지 않으면 안된다. 나는 세상의 모든 창문이 닫기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니라 열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을 아는 데에 평생이 걸렸다. 지금까지는 창문을 꼭 닫아야만 밤이 오는 줄 알았다. 많은 사람들이 창문을 열었기 때문에 밤하늘에 별이 빛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이제 창문을 연다. 당신을 향해 창문을 열고 별을 바라본다. 창문을 열고 나를 향해 손을 흔드는 당신의 모습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