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광야의 것이다] - 백무산 - 얼마를 헤쳐왔나 지나온 길들은 멀고 아득하다 그러나 저 아스라한 모든 길들은 무심하고 나는 한 자리에서 움직였던 것 같지가 않다 가야 할 길은 얼마나 새로우며 남은 길은 또 얼마나 설레게 할 건가 하지만 길은 기쁨과 희망을 안겨주었고 동시에 나락으로 내몰았다 나에게 확신을 주었고 또 혼란의 늪으로 내던졌다 길을 안다고 나는 감히 말하지 못한다 그러나 나는 보았다 되돌아 서서 길의 끝이 아니라 시작된 곳을 찾았을 때 길이 아니라 길을 내려 길을 보았을 때 길은 저 거친 대지의 것이었다 나는 대지에서 달아나지 않았으므로 모든 것은 희생되었다 그러자, 한순간에 펼쳐진 바다와 같은 아, 하늘에 맞닿아 일렁이는 끝없는 광야의 그늘을 나는 보았다 우리들 삶은 그곳에서 더이상 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