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길 227

얼음 연못

얼음 연못 ㅡ 이대흠 우중충한 내 마음에 달 창백한 그 달 내 머리를 처박고 싶은 얼음 연못 오래 들여다보면 잉어며 붕어 떼가 헤엄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생이 겨울 연못처럼 고적할 때가 있다 삭아 단풍잎은 누군가의 손 같다 그의 손이 내 가슴 속에 슥 들어와 휘저을 때도 있었다 고요의 내면엔 독이 가득하다 독 있는 자들은 자신을 먼저 독에 묻는다 손대지 말라 나는 이미 위험하다 나를 가둔 얼음 연못 잎 진 나무의 가지들이 엉클어진 길을 기리고 있다 언 연못을 함부로 건들지 마라 모든 사랑은 치명적이다

모리아/길 2023.12.01

늙어가는 길

"우리는 두려움의 홍수에 버티기 위해서 끊임없이 용기의 둑을 쌓아야 한다." - 마틴 루터 킹 ♡ 늙어가는 길 ♡ - 윤석구 - 처음 가는 길입니다.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길입니다. 무엇하나 처음 아닌 길은 없지만 늙어가는 이 길은 몸이 마음과 같지 않고 방향 감각도 매우 서툴기만 합니다. 가면서도 이 길이 맞는지 어리둥절할 때가 많습니다. 때론 두렵고 불안한 마음에 멍하니 창밖만 바라보곤 합니다. 시리도록 외로울 때도 있고 아리도록 그리울 때도 있습니다. 어릴 적 처음 길은 호기심과 희망이 있었고 젊어서의 처음 길은 설렘으로 무서울 게 없었는데 처음 늙어가는 이 길은 너무나 어렵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지팡이가 절실하고 애틋한 친구가 그리울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래도 가다 보면 혹시나 가슴 뛰는 일..

모리아/길 2023.11.28

자세히 보니, 새다!

자세히 보니, 새다! ㅡ 이현주 금방 저 소나무 가지 위로 날아간 것이 무엇일까? 처음에는 잠자리가 날아갔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이 한겨울에 잠자리가 어찌 날겠는가? 그렇다면 무엇일까? 금방 저 소나무 가지 위로 날아간 것이 무엇일까? 궁금히 여기고 있는데 잘 보라는 듯이 또 날아오고 있다. 자세히 보니, 새다! 저렇게 작은 새도 있구나. 잠자리처럼 나는 새도 있구나! 지금이 한겨울만 아니었다면 나는 잠자리가 날아갔다고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그렇다고 사람들에게 말했을 것이다. 잠자리가 소나무 위로 날아갔다고 그렇게 떠들어댔을 것이다. 아아, 나는 길지도 않은 인생 살면서 얼마나 모르는 것을 안다고 뻔뻔스레 우기며 살아왔을까! 우기며 또 우기며 살아왔을까!

모리아/길 2023.10.15

바람부는 가을 숲으로 가자

💘 바람부는 가을 숲으로 가자 - 이해인 - 젊은날 사랑의 뜨거움이 불볕 더위의 여름과 같을까 여름속에 가만히 실눈 뜨고 나를 내려다보던 가을이 속삭인다 불볕처럼 타오르던 사랑도 끝내는 서늘하고 담담한 바람이 되어야 한다고 눈먼 열정에서 풀려나야 무엇이든 제대로 볼 수 있고 욕심을 버려야 참으로 맑고 자유로운 사랑을 할 수 있다고 "절대 어제를 후회하지 마라. 인생은 오늘의 나 안에 있고, 내일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 L.론허바드 하나님 아버지, 이 시간 하나님을 기억하게 하심을 감사드립니다. 어려움에 무너지지 않게 하시고, 오늘도 마음을 지킬 수 있고 주님께 헌신하게 하소서. 무엇을 하든지 나를 주님 앞에 복종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함을 기억나게 하소서. 세상이 나를 설득해도 말씀의 기준에서 벗어..

모리아/길 2023.09.18

동행

♡ 동행 ♡ - 김동수 - 파도 같은 세상 중에 마음을 보일 수 있고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것도 큰 축복이다 말하지 않아도 나보다 더 나를 잘 아는 사람과 동행하는 것도 축복이다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눈빛을 늘 마주할 수 있는 것도 축복이다 사소한 일상이 행복일 때가 있듯이 늘 그 자리에 있는 모습과 마음 소리를 듣는 것도 축복이다 사는 동안 숨처럼 당신을 사랑할 수 있는 것도 축복이다. * 오늘은 내륙을 중심으로 낮 기온이 30도 안팎으로 오르는 곳이 많고, 곳곳에 소나기.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이 구름 많다가 오후부터 차차 흐려지겠다. 내륙과 서해안, 남해안에서 낮 기온이 30도로 오르는 곳이 많아 늦더위 전망. 최저기온 18~24도, 최고기온 28~30도. "절대 어제를 후회하지 마라. 인생은 ..

모리아/길 2023.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