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정호승-
창문은 닫으면 창이 아니라 벽이다.
창문은 닫으면 문이 아니라 벽이다.
창문이 창이 되기 위해서는
창과 문을 열어놓지 않으면 안된다.
나는 세상의 모든 창문이
닫기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니라
열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을
아는 데에 평생이 걸렸다.
지금까지는
창문을 꼭 닫아야만 밤이 오는 줄 알았다.
많은 사람들이 창문을 열었기 때문에
밤하늘에 별이 빛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이제 창문을 연다.
당신을 향해 창문을 열고 별을 바라본다.
창문을 열고 나를 향해 손을 흔드는
당신의 모습이 보인다.
'모리아 > 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 (0) | 2023.02.02 |
---|---|
꽃들은 피어난다 (0) | 2023.01.31 |
길은 광야의 것이다. (0) | 2023.01.30 |
저녁 산 (0) | 2023.01.27 |
밤길 (0) | 2023.0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