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길

창문

ree610 2023. 1. 31. 07:03

[창문]

-정호승-

창문은 닫으면 창이 아니라 벽이다.
창문은 닫으면 문이 아니라 벽이다.

창문이 창이 되기 위해서는
창과 문을 열어놓지 않으면 안된다.

나는 세상의 모든 창문이
닫기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니라
열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을
아는 데에 평생이 걸렸다.

지금까지는
창문을 꼭 닫아야만 밤이 오는 줄 알았다.
많은 사람들이 창문을 열었기 때문에
밤하늘에 별이 빛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이제 창문을 연다.
당신을 향해 창문을 열고 별을 바라본다.
창문을 열고 나를 향해 손을 흔드는
당신의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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