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와 진보 논쟁에 대한 단상 내가 독일에서 유학할 때 이야기이다. 유학 당시 나의 신학적 입장은 민중신학, 해방신학에 가까웠다. 나는 박사 논문을 쓸 때, 독일어 문장의 수정을 위해서 은퇴하신 독일인 목사님을 파트너로 만나고 있었다. 준비된 논문의 초안을 가지고 함께 토론하던 어느 날, 내가 “목사님은 너무 보수적입니다”라고 다소 냉소적으로 말했다. 그때까지 조곤조곤 말씀하시던 그분의 언성이 약간 높아지면서 그분은 나의 표현에 대해서 두 가지를 문제 제기했다. 첫째 보수적인 것이 무엇이 문제인가였고, 둘째 보수적이라는 틀에 자신을 가두지 말라는 것이었다. 나의 보수와 진보에 대한 기존의 편견이 산산조각으로 깨지는 순간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보수와 진보에 대해 보다 객관적으로 접근할 수 있었다. 보수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