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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 나종영
별은 제 자신이 별이라는 사실을 모른다
몇 억 광년 떨어져 빛나던
그대를 별이라고 부르듯이
그대도 나를
별이라고 부를지도 모르겠다
가끔은 몇억 광년 떨어져 기별도 없이 살아온
그대를 티끌이라고 생각하듯이
그대도 나를
한 톨 티끌이라고 여길지도 모르겠다
세상이 너무 슬퍼서
검푸른 하늘에 그대가 눈물을 흘릴 때
사람들이 여윈 어깨 위로 무수히 별빛이 쏟아지고
나도 눈물 그렁그렁 또 하나의
별이 된다.
* 짐승들이 보기에
내가 누구로 보이겠는가?
반짝이고 낭만적이기도 한 별
실제 띠끌들의 집합체가 아닌가?
시인은 우리의 눈물이
아니 너의 눈물이 또 하나의 별이 된단다.
누구의 별이 될 눈물을 흘리고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