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체적인 삶]
-조용미-
기이하다 오래전에 나는 당신과 함께 모든 걸 나누었던 것 같다 같은 공간과 시간에서 서로에게 마음을 다했던 것 같다
왜 지금은 이토록 남인가 다른 생을 받으면 이렇게 다시 시작되는가
이전의 모든 생은 분명하고 또 어렴풋하다
모든 생에서 나는 나의 기억과 함께였는지도 모른다
어떻게 그런 걸 알 수가 있을까 당신은 지독한 타인이고 다음 생까지는 너무 멀다
언제나 다음 생을 믿을 만큼 나는 어리석었다
여기서 그쳐야 한다 끝이라는 말을 늘 생각한다 끝은 여러 생을 거쳐 행할 줄 모르는 습관이 생겨났다
끝은 끝끝내 오지 않아서 우리는 끝에 가닿을 수 없다
믿을 수 없다 끝이 없는 마음이 지옥인데도
죽어도 마음은 끝을 모른다 끝이 저 스스로 죽고 싶도록 아름답게, 처절하게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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