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둘레 신달자 저릿하게 가슴이 부풀어오르고 이상은 하늘까지 나르던 시절 내 허리 둘레는 23 사나운 사내의 왼손 하나로도 꺾일 듯한 그 한줌 허리는 놀라워라 이상은 낮아지고 젖가슴 풀어지는 때를 맞춰 내 허리 30을 꽉 채웠다 모서리 끝까지 말아 들이는 이 시대의 과식이 불러들린 습성 으깨지고 무너지면서 뭉친 살덩이 여자의 살이여 어디서 왔는가 불 속에도 뛰어들고 강물 속에도 뛰어든 생의 거친 운동에도 살은 뼈를 누르며 두꺼워져 갔다 눈물도 오기도 살 외에는 될 것이 없었는가 허리둘레가 굵어지면서 흐릿하고 탁해진 내 피여 들어내지 못하는 몸 속에 떠 있는 지방질의 섬이여 울어라 울어라 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