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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덕수궁 뒤 '남도식당' 추어탕> 추어탕도 국밥의 범주에 든다면, 덕수궁 돌담길 끝부분 정동교회의 바로 앞 골목에 있는 <남도식당>

ree610 2024. 9. 12. 07:27

<서울 덕수궁 뒤 '남도식당' 추어탕>

추어탕도 국밥의 범주에 든다면, 서울 덕수궁 돌담길 끝부분 정동교회의 바로 앞 골목에 있는 <남도식당>을 소개합니다. 정통 전라도식입니다. 그러나 전북 남원시에 있는 그 유명한 <새 집>류의 추어탕과는 조금 다릅니다. 저는 남원 <새 집>보다는 이 집의 국물 농도나 간, 국에 넣은 실가리의 식감과 푸성귀 반찬을 더 좋아합니다. 아마 오랜 기간 익숙해져서 그렇겠지요.

이 집, 물론 추어탕 한 가지만 합니다. 술 시키면, 눈치 주지는 않지만, 약간 불편할 수 있습니다. 왜? 밖에 대기자들이 너무 많아서ᆢ.

38년 전인 1986년 가을 이 집에 처음 가본 이후 불편하게도, 그리고 불행하게도 다른 집에서는 추어탕을 먹지 못합니다, 아니 먹지 않습니다. 서울에 추어탕으로 유명한 <용금옥>이란 곳이 있는데, 이 남도식당은 용금옥에 비하는 것 자체가 미안할 정도로 탁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추탕 가격은 거의 늘 짜장면값의 두 배 정돕니다. 2024년 7월 현재 12,000원.

여름이건 겨울이건 낮 11시 반 이후에는 무조건 줄을 서야 합니다. 한겨울이나 한여름에는 줄 서는 거 정말 가혹하지요. 그래도 이 집엘 갑니다.

딱 적당하게 우려낸 추탕 국물과 실가리의 적당한 식감이 예술입니다. 이틀에 한 번씩 담그는 배추김치, 생굴을 버무려 넣은 무 채(겨울. 여름에는 오이지)와 어린 배추를 익혀 무친 숙주나물(녹두나물 그 숙주가 아님)이 1년 내내 나오는 고정 찬 입니다. 추탕은 갈아서 나옵니다. 갈지 않은 채로 달라고 하면 물론 그리 내옵니다.

반찬과 국물은 더 달라고 하면 얼마든지 더 줍니다. 국물 더 필요할 때, 단골들은 "여기 그릇이요~"라고 말 하고, 처음 오신 분들은 "국물 좀 주세요"라고 합니다. 왜? 국물 더 달라고 하면 홀에 계시는 이모님들이 주방에 대고 "그릇 하나 더!"라고 외치거든요. ㅎㅎ 왜 국물 대신 그릇이라는 단어를 쓰시는 지는 모릅니다.

아래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외관은 40년 전 서울 사대문 안 평범한 가정집 딱 그 모양의 기와집입니다. 집 자체가 매우 작고 좁습니다. 자개농 있는 안방과 마루, 건넌 방에 밥상이 놓여져있고, 책상다리 하고서 앉아 먹습니다.

영업 시작, 오전 11시 15분. 종료는  대략 저녁 7시 40분경.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무조건 쉽니다. 자체 주차장 없음. 골목 안쪽에 유료주차장 있으나 식당의 주차지원은 없음.

아시다시피 서울 정동에는  역사유적이 많습니다. 정동 일대가 하나의 거대한 '옥외 역사박물관'이라 할 수 있지요. 을사늑약 체결장소인 '중명전(重明展)'이 식당에서 20m 안쪽, 골목 끝에 있습니다. 식사 후 들러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듯 싶군요 (무료 입장).

원주추어탕, 설악추어탕, 남원추어탕 등 한 가락씩 하는 추탕집이 전국 각지에 수두룩합니다. 각자 취향 별로 즐기시는 게 물론 최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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