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미켈란젤로, 에덴으로부터 쫓겨나는 아담과 하와(천지창조 부분), 1512년, 바티칸

ree610 2024. 7. 6. 12:17

미켈란젤로, 에덴으로부터 쫓겨나는 아담과 하와 (천지창조 부분), 1512년, 바티칸

행복을 위한 모든 조건이 완벽했습니다. 의식주·환경·지위 등 인간은 행복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것은 온전히 창조주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은총이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사랑은 영원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인간의 행복이 깨졌습니다.

르네상스의 절정 미켈란젤로는 이 장면을 안타까움으로 프레스코화했습니다. 이미 아담과 하와는 이전의 인물이 아닙니다. 이들이 죄짓기 전의 아름답고 밝은 얼굴과 탄탄한 피부는 사라지고 노쇠해져 버렸습니다. 엉겅퀴와 가시덤불이 가로막을 험난한 앞길로 떠밀려 쫓겨납니다.

인정사정없이 밀어내는 천사를 향해 팔을 저어보지만 허무합니다. 하나님의 대리자 천사의 표정이 단호합니다 – 너희, 다시는 이곳으로 돌아오지 못하리라! 아담의 헝클어진 머리와 깊은 이마 주름과 금방이라도 울어버릴 것 같은 표정이 안타깝지만 이제는 돌이킬 수가 없습니다. 하와는 어느새 추하게 변했고 후회와 원망으로 에덴을 뒤돌아보나 아무 소용 없습니다. 인생에 연습은 없습니다.

영원히 보장된 것 같은 낙원의 행복이 깨진 것은 온전히 아담과 하와의 탓입니다. 선악과를 먹는 날에는 정말로 죽을 것이라는 하나님의 엄중한 경고를 가벼이 여긴 결과입니다. 이제 인류 앞에는 푸른 초장이 아니라 메마르고 험난한 길이 놓일 것입니다.

우리가 잘못된 길을 갈 때 하나님은 반드시 우리를 경고하십니다. 구약시대는 예언자를 통해서, 지금은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서 죽음의 길에서 돌이킬 것을 경고하십니다. 경고 없는 심판은 쓰라립니다. 예방할 기회조차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하나님이 내게 주시는 경고는 감사한 은총입니다.

ㅡ 이훈삼 목사 (성남 주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