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영성

가만히 두 손 모아 - 박노해 집 없이 추운이여 예수님도 집이 없었습니다 노동에 지친 이여 예수님도 괴로운 노동자였습니다

ree610 2025. 1. 23. 08:28

가만히 두 손 모아

- 박노해


집 없이 추운이여
예수님도 집이 없었습니다

노동에 지친 이여
예수님도 괴로운 노동자였습니다

인정받지 못하는 이여
예수님도 자기 땅에서 배척당했습니다

배신에 떠는 이여
예수님도 마지막 날 친구 하나 없었습니다

패배에 절망하는 이여
예수님도 영원한 현실 패배자였습니다

예수님도 그랬습니다

그러나 그에게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포기하지 않은 희망이 있었습니다
피투성이로 품은 사랑이 있었습니다

그것을 온몸으로 끌어안고
자신의 패배와 죽음까지를 끌어안고
그것을 살아냄으로써 부활한 것입니다

예수님이 그러하셨듯이
당신도 그러할 것입니다

이 세상 힘없고 작은 사람 중의 하나인
당신 속에 하느님이 떨고 계시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