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아르메니아 성경 삽화, 새 예루살렘, 1645년.

ree610 2024. 5. 23. 13:27

아르메니아 성경 삽화, 새 예루살렘, 1645년

이스라엘에서 북동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시리아와 튀르키예가 있고, 튀르키예 오른쪽으로 아르메니아라는 작은 나라가 있습니다. 이미 1세기에 바돌로매와 다대오 두 사도가 복음을 전파했고, 301년 세계 최초로 기독교를 국교로 선언하였습니다.

이스라엘이 어려움 당할 때마다 하나님께서는 예언자를 세워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잘못했을 때는 회개를 촉구하고 힘들 때는 소망을 주면서 하나님의 백성들이 실망치 않고 바른길을 살아갈 수 있도록 인도했습니다. 이런 예언자 전통이 구약 성경에 큰 흐름을 이루고 있고, 예수님은 예언자들을 대표하는 분입니다. 예언자 전통에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시고 역사를 완성하신다는 거대한 역사관을 이어왔는데, 요한계시록에 그 모든 것이 모여있습니다.

아르메니아 기독교인들은 어려움 가운데서도 이사야를 비롯해 여러 예언자의 희망을 집약한 요한계시록의 말씀을 마음에 품으면서 고난을 이겨나갔습니다. 이 삽화도 400년 전 아르메니아 지방에 살던 기독교인들이 어려움 속에서 어떻게 희망을 잃지 않고 신앙을 지켜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예루살렘에 은혜를 베풀어 주십니다. 지금은 예루살렘이 황폐하여 성벽은 무너지고 어떤 소망도 가질 수 없지만, 하나님께서 새 예루살렘을 내려주시면 이런 모습일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목자가 양들을 데리고 예루살렘 성을 향해서 걷고 있습니다. 양 한 마리는 어깨에 메었고, 뒤따라오는 양들은 누워 있거나 아주 편하게 잠을 자고 있습니다. 여기에 어떤 불안이나 걱정, 탄압이나 고통도 없습니다. 아주 편안하고 행복합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이렇게 평안하게 인도해 주실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루살렘 성은 초록색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생명의 색입니다. 나무가 풍성하고 건축물들이 하나도 손상되지 않고 모두 반듯하게 서 있습니다. 나무도 있고 꽃도 있고 성문마다 천사들이 지키고 있습니다. 어떤 외적도 침입할 수 없습니다. 바깥에서 불이 나도 예루살렘 성안으로 들어올 수가 없습니다. 새 예루살렘은 안전한 공간입니다.

예루살렘 성 중심에 어린 양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놓여 있습니다. 새로운 예루살렘은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고 부활하심으로써 죄를 이겼고, 마침내 재림해서 우리에게 다시 오실 그때 이루어질 것입니다. 초대 기독교인은 이런 신앙을 통해 어려움 가운데서도 끝내 이겨낼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이 땅에 복을 내리시며, 성령을 통해서 이 땅에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어 주시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우리가 고난 속에 있고 절망적이지만, 새로운 예루살렘이 하늘에서 내려오면 모든 위험과 걱정과 고통과 절망은 물러가고,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생명이 충만하고 희망이 가득한, 사랑과 은혜와 행복이 가득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주실 것입니다. 이 확신이 초대교회를 무너지지 않게 했고, 고난받고 박해받는 아르메니아 사람들에게도 힘을 주었습니다.

이 믿음이 지금 극심한 위기를 당하고 있는 우리에게도 너무나 절실한 그리스도의 복음입니다.

- 이훈삼 목사 (성남 주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