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길

눈풀꽃 - 루이스 글릭 내가 어떠했는지, 어떻게 살았는지 아는가. 절망이 무엇인지 안다면 당신은 분명 겨울의 의미를 이해할 것이다.

ree610 2025. 2. 22. 09:58

 

눈풀꽃

- 루이스 글릭


내가 어떠했는지, 어떻게 살았는지 아는가.
절망이 무엇인지 안다면 당신은
분명 겨울의 의미를 이해할 것이다.

나 자신이 살아남으리라고
기대하지 않았었다.
대지가 나를 내리눌렀기에.
내가 다시 깨어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었다.
축축한 흙 속에서 내 몸이
다시 반응하는 걸 느끼리라고는.
그토록 긴 시간이 흐른 후
가장 이른 봄의
차가운 빛 속에서
다시 자신을 여는 법을
기억해 내면서.

나는 지금 두려운가.
그렇다, 하지만
당신과 함께 다시 외친다.
‘좋아, 기쁨에 모험을 걷자.’

새로운 세상의 살을 에는 바람 속에서.


*눈물꽃은 이른 봄 땅속 구근에서 피어 올라오는 작고
힌 꽃, 설강화다. 영어는 스노우드롭(Snowdrop)이다.
눈 내린 땅에 꽃을 피우는 특성 때문이다.

그렇게 봄은 온다.

그 추위를 지나서
그 바람을 맞고서
꽁꽁어는 무게를 견디고서
그런 시간을 지나서

좋아! 기쁨의 모험을 걷자! 봄은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