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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윤리실천운동 이사장 취임사]
우리는 지금 21세기의 사반세기가 지나는 즈음에 살고 있습니다. 오늘날 지구 전체가 뗄 수 없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어떤 사안이 웬만큼 커지면 문화권이나 지역, 국가나 인종 등을 포괄하는 세계적인 현상이 되고 인류 전체의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부정적인 상황, 중립적인 상황, 긍정적인 상황에서 다 마찬가지입니다.
세계적인 현상으로 인류가 직면한 부정적인 상황은 이런 것들입니다. 전염성이 강한 질병이나 마약 중독, 식량의 불공정한 분배와 그에 따른 빈곤과 기아, 비인간의 야만 상황을 초래하는 국가나 인종간의 전쟁과 내전,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지구 환경의 기후 위기 등입니다.
세계적인 현상으로 인류가 직면한 중립적인 상황은 이런 것들입니다. 인공지능이나 유전공학 같은 기술의 발전, 세계를 하나의 시장으로 묶어버린 경제 상황, 인터넷 기술로 문화권의 교류가 동일 시간으로 발생하는 현상 등입니다.
세계적인 현상으로 진행되는 일들에서, 부정적인 상황을 극복하고 중립적인 상황의 나쁜 파생 현상을 바로잡으려는 다음의 노력들이 긍정적인 현상입니다.
기후 위기를 극복하려는 환경 운동, 군비 확장과 전쟁을 반대하고 사람다움을 세우려는 여러 방향의 평화 운동, 식량 및 여러 형태의 정신적 나눔으로써 빈곤과 기아를 퇴치하려는 운동, 교육의 진흥이 사람다운 삶을 위해 필요함을 인식하고 이를 위해 헌신하는 저개발 국가의 교육 운동, 여성과 노약자와 장애인 및 사회의 소외 계층의 사람다움을 위한 여러 가지 활동 등입니다.
기독교는 오늘날의 이런 상황 한가운데서 두 가지를 붙잡고 살아갑니다. 성경에 계시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그 현실의 열매인 사회적 선행입니다. 사회적 선행은 위에서 말씀드린 긍정적인 상황과 연관되는 운동들입니다. 복음의 전파와 사회적 선행, 이 둘은 각각 특별계시와 일반계시의 가치로서 결코 따로 분리될 수 없습니다. 존재의 변화를 담은 특별계시의 은혜, 실존의 변화를 펼치는 일반계시의 헌신은 언제나 하나로 어우러져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에서 보면,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어떤 사람이냐’는 것과 그래서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는 것은 분리되지 않습니다. 우리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너희는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라’고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과 빛이다(직설법), 그러므로 소금답게 빛답게 살아라(명령법)’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성서의 말씀에서 직설법과 명령법은 언제나 긴장의 관계지만 하나입니다.
제가 바라보는 오늘날 세계의 모습을 위에서 말씀드렸습니다. 이 모습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최신 현상이 적용되고 있는 우리나라 사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독교윤리 실천운동의 창립취지문을 읽고 또 읽으며 깊이 묵상했습니다. 이 귀한 운동의 이사장 직책은 제가 섬길 수 있는 분량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깊이 생각하고 기도하면서 주님께서 맡기시는 일이라고 믿고 순종합니다.
우리 주님이시며 인류의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문구까지 가르쳐주신 기도문에 있는 내용, 곧 ‘하늘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옵소서’ 하는 간절한 기도가 우리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을 통하여 21세기의 한국 사회와 한반도, 동아시아와 세계에서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창립 취지문에 있는 표현대로 “하나의 평신도 운동”인 우리 모임의 이사장으로 섬기면서 제가 목사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이라는 것을 더 소중한 가치로 깊이 인식하며, 평신도의 한 사람으로서 일하겠습니다.
기독교윤리 실천운동의 핵심 가치가 정직, 책임, 정의입니다. 사람은 본디 하나님 앞에 책임적인 존재로 창조되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구원받은 그리스도인은 더더욱 명백하게 하나님 앞에서 책임적 존재로 살게 됩니다. 이런 그리스도인은 동시에 다른 사람과 환경에 대해서 책임적 존재로 살아갑니다.
그 삶은 정직하고 정의롭게 살면서 사랑과 평화를 향해 걷는 길입니다. 이사장으로서 이런 핵심 가치를 끌어안고 섬기겠습니다.
창립 때부터 지금까지 기독교의 가치에 헌신하며 애쓰신 선배님들의 발자국을 따라 걷겠습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과 함께 같은 근거와 방향을 갖고 헌신하는 복음주의 운동의 여러 동역자 모임들과 신뢰와 연대 속에서 걷겠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이요 그리스도의 몸이요 성령의 피조물인 교회, 말세에 하나님의 경륜에 속한 구원의 비밀을 전할 거룩한 교회 공동체, 약하고 병들어 힘겨운 상황에 있지만 남은 자들의 헌신으로 꿋꿋하게 사명을 감당하는 한국 교회를 겸허하게 섬기면서 걷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주후 2025년 2월 10일,
그리스도 안에서,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이사장 지형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