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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가 목사를 꾸짖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수원성교회에서 집사로 활동하고 있는 남기업입니다.
수원에 위치한 교회에 출석하는 제가 성남에 위치한 ‘분당우리교회’까지 와서 발언하는 까닭은 이찬수 목사님과 분당우리교회 교인들에게 꼭 할 말이 있어서입니다.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한국 교회 목회자의 80~90%가 이찬수 목사님과 같은 길을 가고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판단을 유보하고 기도하자”
대한민국 목회자 중 가장 영향력이 크다고 알려진 이찬수 목사님,
지난 1월 19일 목사님은 작금의 탄핵 정국에서 “네가 옳으니 내가 옳으니 하는 판단을 유보하고 기도하자”고 설교하셨지요. 이 설교가 큰 논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하셨는지, 2월 1일 교회 홈페이지에 다음과 같이 공고문을 내 해명하셨더군요.
‘지금 교회마다 각기 견해가 다른 두 그룹의 성도들 사이에 격렬한 논쟁으로 서로 간에 상처를 주고받고 있다, 세상은 지금 끝없는 분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그러나 옳고 그름은 대한민국이 가진 민주적 절차와 사법 시스템을 통해 판가름 날 것이다, 나의 말은 각자의 생각과 정치적·법적 판단을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지금처럼 교회와 성도들이 양분되어 분노와 적대감,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서로에게 상처와 아픔을 주는 일은 막아야 한다, 그래서 교회 안에서 성도들끼리 극심한 대립으로 갈등과 상처가 양산되고 있기에 서로 간에 분노와 혐오를 쏟는 일을 잠시 내려놓고 함께 하나님께 기도하자는 호소를 드린 것이다.’
거두절미하고 이찬수 목사님께 묻습니다. 지금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는 데 1등 공신이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세상이 다 알고 있습니다, 교회라고.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이찬수 목사님처럼 설교하는 목회자들입니다. 신명기에서 돌로 쳐서 죽이라고 하는 무당과 무속에 빠진 후보라는 걸 잘 알면서, 그리고 무엇보다 교회가 그토록 경계해 온 신천지와 한패로 움직였다는 걸 잘 알면서 침묵한 것이 제1 원인입니다.
날씨는 볼 줄 알면서 시대를 분별할 줄 모르는, 아니 분별하는 걸 포기한 목사님 같은 분 때문에 윤석열이 대통령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바다도 아니고 도로에서 159명이나 되는 청년들이 사망하는 이태원 참사가 일어났고, 이미 확정된 고속도로 종점도 변경하려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정부 재정으로 하나님이 만드신 바다에 후쿠시마 핵 폐수를 방류해도 아무 문제 없다고 홍보하는 천인공노할 사태까지 일어났습니다. 평화가 아니라 긴장과 전쟁의 위협이 고조되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 바친 분들을 모욕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이 외에도 윤석열이 저지른 악행은 너무 많아서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렵습니다.
세례요한의 심정으로 외칩니다. 이찬수 목사님, 회개하십시오. 이 목사님과 같은 분들의 침묵이나 은근한 동조와 지지가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제1 원인입니다. 하나님 앞에, 민족 앞에, 역사 앞에 회개하십시오.
윤석열의 대통령 당선은 목회자들 때문
'윤석열의 대통령 당선은 하나님의 섭리'라 말로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마십시오. 목회자들의 잘못 때문에 일어난 일을 왜 하나님의 섭리로 돌립니까? 죄가 더해질 뿐입니다.
복음서에 다른 사람에게 욕을 하지 않았던 예수님이 서기관과 바리새인을 향해서 유대인들이 가장 증오하는 독사의 새끼라고 욕설을 퍼붓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까닭이 무엇입니까? 당시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이 말씀(율법) 해석의 권한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설교가 시대를 구할 수 있기에, 시대의 흥망성쇠가 설교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설교를 “해석된 하나님 말씀”이라고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이찬수 목사님을 비롯한 수많은 이 땅의 목회자들은 침묵했습니다. 아니 어떤 목회자들은 동조하고 지지하고 안수까지 해줬습니다. 명백한 배교행위입니다.
또 목사님은 작금의 상황을 “극도로 분열된 상태”, “성도들끼리 극심한 대립으로 갈등과 상처가 양산”되고 있는 위험한 상태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래서 또 묻습니다. 분열의 원인이 무엇입니까?
목사님 같이 말씀을 맡은 사람이 옳고 그름을 분명하게 선포하지 않기 때문 아닙니까? 조금만 들여다봐도 내란이 좌(左)와 우(右)의 문제가 아니고, 진보와 보수의 문제도 아니며, 친(親)공산주의와 반(反)공산주의의 문제도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는 데도 말입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가 아님에도 계엄을 선포하고, 국회에 총을 든 군인을 난입시켜서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려고 하며, 북한을 자극해서 전쟁을 유도한 것은 명실상부한 내란입니다. 끔찍한 살상과 고문이 자행되고 사회 전체를 공포로 몰아갈 수 있었던 이 내란을 용감한 시민과 기민하게 움직인 국회의 의결로 막아냈는데, 오히려 계엄 실패를 속상해하고 계엄선포가 통치행위라며 목소리를 높이며 심지어 법원으로 쳐들어가 기물을 파손하는 범죄를 별 문제 아니라며 옹호하는 교인들을 준엄하게 꾸짖는 것이 목사님의 책무 아닙니까?
그 역할을 해야 할 목사님이 분열이 염려되니 기도하자고, 법의 심판을 기다리자고 하다니요. 이게 말이 됩니까? 명백한 책임회피입니다. 하나님의 준엄한 꾸짖음을 피할 길 없습니다.
분명하게 말합니다. 지금의 분열은 세상이 만든 것이 아니라 목사님 같은 분이 시대를 분별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니 분별하지 않기 때문에 생긴 것입니다.
회개의 본과 십자가의 길
목사님은 이것이 신앙의 영역이 아니라 세상 정치의 문제라고 할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앞으롷 주기도문을 드리지 마십시오.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처럼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이 위대한 기도를 더이상 드리지 마십시오. 대체 공평과 정의의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임하는 것, 하나님의 통지가 이루어지는 것이 정치를 떠나서 가능한 것입니까? 신앙은 정치와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신앙이 정치 위에 있는 것 아닙니까?
이찬수 목사님, 공고문 마지막에는 하나님의 공의가 드러나기를 기도한다고 쓰셨던데, 하나님의 공의는 목사님이 말한 방식으로 기도한다고 드러나지 않습니다. 공의는 분명한 진리와 깨끗한 양심으로 상황의 옳고 그름을 능동적으로 분별하고 핍박과 위험이 따르더라도 행하는 것을 통해서 드러나는 것입니다. 그것이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는 성도의 길입니다. 그럴 용기가 우리에게 부족하기에 위로부터의 내리는 성령의 도우심을 구하는 것, 그것이 기도입니다. 하나님이 그런 신자를 통해 공의의 역사를 이루어가십니다.
그러니 세례요한의 심정으로 다시 한번 고합니다. 이찬수 목사님은 회개하십시오. 민족 앞에, 역사 앞에, 하나님 앞에 회개하십시오.
우리 사회에 분열이 심각하게 일어나는 까닭도 시대를 분별하는 책무를 포기한 목사님 같은 분들 때문입니다. 기도로 도망가지 마십시오. 그것은 자기 십자가 지기를 포기하고 하나님께 책임을 떠넘기는 일입니다.
부디 회개의 본을 보여주시고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시기를 당부하고 또 당부합니다. 오직 그것만이 목사님과 교회와 한국 사회가 사는 길입니다! 평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