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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뚝
- 최춘희
마음에 품고도 가지 못했다
햇빛 아래서도
늘 젖어 있는 어머니
말뚝으로 박아 놓고 빙빙
맴만 돌았다
어쩌다 이름 붙은 날
얼굴 한번 들이밀고
휑하니 바람 일으켜
돌아오기 바빴다
섭섭하지도 않으신지
자식들 파먹으라고 통째로
몸 내놓고
오늘은 길게 누우셨다
밥상머리 둘러앉아
때늦게 숫가락 부딪혀 보는
머리 위로 살별 하나
아득히 떨어져 내리는
마음에 담아 두고 가지 못한 곳
*어머니!
이 땅을 떠난지 오래되어
나를 묶어 두었던 말뚝이 끊긴 신세가 오래다.
살아 있을 때 같이 있었어도
중심에서는 늘 그리운 어머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