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안에서]
ㅡ 김 형영
산에 오르다
오르다 숨이 차거든
나무에 기대어 쉬었다 가자.
하늘에 매단 구름
바람 불어 흔들리거든
나무에 안겨 쉬었다 가자.
벚나무를 안으면
마음속은 어느새 벚꽃동산,
참나무를 안으면
몸속엔 주렁주렁 도토리가 열리고,
소나무를 안으면
관솔들이 우우우 일어나
제 몸 태워 캄캄한 길 밝히니
정녕 나무는 내가 안은 게 아니라
나무가 나를 제 몸같이 안아주나니,
산에 오르다 숨이 차거든
나무에 기대어
나무와 함께
나무 안에서
나무와 하나 되어 쉬었다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