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의 편지글(簡札)과 제자 사랑 |
황 경 식 (서울대 명예교수) |
막연히 다산을 알고 흠모하기 시작하고부터 다산의 편지글, 즉 간찰을 콜렉션하기 시작했다. 물론 다산이 쓴 글씨이기에 무조건 좋아 보이기도 했지만 비전문가가 봐도 글씨 자체가 단정하고 멋있어 보였다. 다산의 글씨 형태가 독특해서 위작을 만들기도 쉽지 않은 듯하여 다산 간찰이라 하면 무조건 수집하다보니 어언 20여 점을 넘게 모으는 행운이 따랐다. 수집한 다산의 간찰을 감정해보니 수집한 간찰 중에는 고미술 협회의 감정서가 첨부된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기는 하나 모든 간찰의 자형이 크게 다르지 않아 모두가 다산의 친필이겠거니 하는 게 필자의 희망사항이었다. 그리고 한 가지 특이한 것은 간찰의 소장자가 공부를 했는지 곳곳에 방점이 찍혀 있고 때로는 어려운 글씨에 토를 달기도 하여 이 또한 흥미로운 점이 아닐 수 없었다. 제자들 교육용으로 간찰을 만들다 이를테면 ‘梅軒’에게 보내는 간찰이 있는데 다산 주변에 이 같은 이름의 친지를 찾기가 어렵고 또한 그 속에 이야기 되는 사연들도 다산이 처한 당시의 정황들과 맞지 않다는 게 정 교수의 해명이었다. 여하튼 이 같은 사정을 통해서 필자는 교육자로서 다산이 제자들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지극했던가를 깨닫게 되었다. 그 후 이 책의 다른 결본들이 어디에 있는지를 수소문했으나 지금까지 소재를 파악한 것이 두어 점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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