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로, 솔로몬의 재판, 120*105cm, 1511년, 바티칸 한 아이는 이미 눈 감은 채 바닥에 쓰러져 있다. 다른 아이 하나는 근육질 무신의 손에 거꾸로 들려 바둥거린다. 왕의 명령이 떨어졌으니 그는 한칼에 아이를 둘로 쪼갤 심산이다. 뒷모습도 단호한 이 집행인에게 자비란 눈곱만큼도 없다. 그는 단번에 아이를 쪼개기 위하여 혹시라도 미끄러지지 않도록 검지로 칼 손잡이를 넘어 움켜잡았다. 앞면의 여성은 두 손을 앞으로 벌려 왕의 명령이니 거역할 수도 없고 어쩔 수 없는 일 아니냐는 듯하다. 무릎 꿇은 그녀의 자세는 다소곳했으나 그 속에는 무서운 거짓과 죄악이 도사리고 있었다. 일어서 있는 다른 엄마는 왕의 명령을 황급하게 막아선다. 어찌나 급하게 움직였는지 머리 두건이 휘날린다. 그리고는 얼굴을 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