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성명서>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를 앞두고이제 곧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에 관하여 선고가 나올 것입니다. 이 사안과 관련하여 현재 우리나라 사회의 갈등과 대립이 심합니다. 대통령 탄핵을 인용해야 한다는 의견과 기각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고 헌법재판소의 판결 이후에도 이와 연관된 갈등이 계속되리라 예상됩니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는 작년 12월 3일의 비상계엄 선포 바로 다음 날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위헌적임을 밝히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엄중하게 요청한 바 있습니다. 대통령이 정치적 법적 책임을 엄중하게 져야 한다고 명백하게 입장을 밝혔습니다. 특히 이 사안과 관련하여 앞으로 풀어갈 일이 많고 넘어야 할 산이 험하다는 것도 말씀드렸습니다.
실무적으로는 정치권이 역할을 감당해야 하고, 정치 사회적인 상황의 위중함을 볼 때 사회 각계의 지도력이 모아져야 하며 종교계 특히 기독교 지도자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라 판단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우리의 이런 입장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이제는, 대통령의 탄핵과 관련하여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기다리는 시간입니다. 곧 판결이 나올 텐데, 중요한 것은 탄핵을 찬성하는 쪽이든 반대하는 쪽이든 그 판결을 존중하고 그에 승복하는 것입니다. 성경 에스겔서 37장 15~17절에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이 오늘날 우리 사회 상황에 적합한 메시지입니다.
“주님께서 내게 말씀하셨다. ‘너 사람아, 너는 막대기 하나를 가져다가, 그 위에 '유다 및 그와 연합한 이스라엘 자손'이라고 써라. 막대기를 또 하나 가져다가 그 위에 '에브라임의 막대기 곧 요셉 및 그와 연합한 이스라엘 온 족속'이라고 써라. 그리고 두 막대기가 하나가 되게, 그 막대기를 서로 연결시켜라. 그것들이 네 손에서 하나가 될 것이다.”
구약 시대에 전체 이스라엘이 남왕국 유다와 북왕국 이스라엘로 갈라져서 갈등하고 있을 때 하나님께서 선지자 에스겔을 통하여 주신 말씀입니다. 유다와 이스라엘이 서로 하나임을 깨닫고 갈등을 넘어서 연합해야 한다는 메시지입니다. 헌법재판소가 어느 쪽으로 판결을 내리든지 우리 사회의 갈등이 더 심해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이에 한목협은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앞두고 우리나라의 정치 사회적 갈등 치유와 통합을 바라는 마음으로 국민과 정치권과 정부에 호소합니다.
1. 헌법재판소는 대통령 탄핵에 관하여 엄격한 법률적 판단을 내리도록 국민과 국가로부터 법적인 권한을 위임받은 헌법기관입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존중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헌법재판소의 기능은 법치의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고 헌정질서에 근거하여 사회 질서를 지켜나갈 수 있는 기본적인 토대요 중요한 사회적 합의입니다. 판결 이후 여러 가지 방법으로 법의 테두리 안에서 정치 사회적 의견 표명과 활동이 가능할 것입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존중하고 승복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안녕을 위하여 기본적으로 필요한 일입니다.
2. 지금까지 탄핵의 정당성과 위법성을 두고 양쪽 진영에서 치열한 논쟁과 여론전을 벌여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헌법재판소 판결 이후의 우리 사회를 생각하며 모든 지도자가 현명한 통합의 지도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특히, 어떤 일이 있어도 폭력을 행사하거나 허용해서는 안 됩니다. 예컨대, 지난해 12월 12일의 서부지방법원에서 발생한 폭력은 그동안 우리가 지켜왔던 법치의 민주 질서와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행위였고 국가와 사회의 안녕에도 심대한 위협이 되었습니다. 판결에 관한 의견 표명은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진행되어야 합니다.
3. 이제는 국민과 사회 통합을 위해 힘써야 합니다. 이를 위해 한국 교회뿐만 아니라 종교계가 먼저 앞장서야 합니다. 그리고 보수나 진보를 떠나서 어떤 진영이든지 지금까지의 싸움을 멈추고 사회적인 대타협을 통해서 흔들리는 우리 사회를 다시금 세워야 합니다. 특히 정치 지도자들이 당리당략을 떠나서 국민 통합과 사회적 치유를 위해 손을 맞잡고 협력해야 합니다. 국회의원들이 다음번 선거만 생각해서는 그 정당도 나라도 올바른 길로 갈 수 없습니다.
4. 행정 당국에 부탁드립니다. 비상계엄과 해제, 탄핵 소추와 재판의 과정이 3개월 넘게 이어지면서 서민경제는 심각한 수렁에 빠졌습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겪는 생활고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럽습니다. 경제뿐 아니라 국가 안보와 국제 외교에서도 심각한 상처를 입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 행정당국이 여야와 협력하여 국가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혜를 모아 실행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5. 특히 한국 교회에 당부합니다. 안타깝게도 현재 우리 사회 갈등의 중심에 극우 편향적인 교계 집단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집단이 한국 교회를 과잉 대표하고 있다는 것은 여러 조사에서 확인된 사실입니다. 한국 교회의 다수는 극우 편향을 거부하는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목회자, 교회 지도자, 그리스도인 모두가 편향적인 극단을 거부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공의로운 가르침을 따라 보수와 진보 모두를 끌어안고 치유와 통합의 길을 열어갑시다.
구한말 이후 지금까지 걸어온 우리나라의 역사는 여러 굴곡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발전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현재의 전환기를 슬기롭게 넘어서서 미래를 희망하는 화합의 길로 걸어갑시다.
하나님의 공의와 은혜를 간절히 구합니다.
주후 2025년 3월 14일,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대표회장 지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