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시

<산국 山菊> 김준태 시인(1948~ ) 오랑캐들이 말을 달려와 하얀 목을 쳤다. 한 송이도 남기지 않고 꽃의 목을 잘랐다

ree610 2025. 2. 8. 19:33

<산국 山菊>

       김준태 시인(1948~ )


오랑캐들이
말을 달려와
하얀 목을 쳤다.

한 송이도
남기지 않고
꽃의 목을 잘랐다.

꽃은 그러나
다음해 가을에도
어김없이 피어나
고요히 머리를 들었다.

오 꽃들의 뿌리...
오랑캐들은
그 뿌리와 향기를
잘라낼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