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ㅡ 이븐 하짐
누군가 나에게 나이를 물었지.
세월 속에 희끗희끗해진 머리를 보고 난 뒤
내 이마의 주름살을 보고 난 뒤.
난 그에게 대답했지.
내 나이는 한 시간이라고.
사실 난 아무것도 세지 않으니까.
게다가 내가 살아온 세월에 대해서는
그가 나에게 말했지.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죠? 설명해 주세요.
그래서 난 말했지.
어느 날 불시에 나는 내 마음을 사로잡은 이에게
입을 맞추었지.
아무도 모르는 은밀한 입맞춤을.
나의 날들이 너무도 많지만
나를 그 짧은 순간만을 세지.
왜냐하면 그 순간이 정말로 나의 모든 삶이었으니까.
'모리아 > 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대 (0) | 2024.02.21 |
---|---|
밥 그릇 경건 (2) | 2024.02.15 |
속는 사람, 속이는 사람 (2) | 2024.01.19 |
서로 합하여 하나가 되게 하라 (2) | 2024.01.13 |
끝까지 해 보라 (0) | 2024.0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