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겔의 예언대로 바빌론 왕은 BC 587년에 다시 예루살렘을 침략하여 이번에는 더욱 철저하게 짓밟았다.
예루살렘 성과 성전을 약탈하고 불 질렀으며, 이전보다 더 많은 예루살렘 인사들을 포로로 잡아가 버렸다.
바빌론 왕은 저항하면 이렇게 된다는 본보기를 보여주기 위해 잔혹하게 예루살렘을 침략했고, 이제 유다는 완전히 멸망하고 왕과 지도층은 절망에 빠졌다.
특히 바빌론에 포로로 잡혀 온 사람들의 탄식과 좌절은 깊은 어둠에 묻혀 있었다. 누구도 말하지 않았고 아무도 노래하지 않았다.
이 깊은 침묵을 깨고 다시 용감하게 말한 사람이 예언자 에스겔이다. 에스겔서 전반부에 그릇된 희망을 품고 회개하지 않는 포로들에게 회개와 책망을 선언했다면, 이번에는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하나님은 새로운 희망과 위로를 전해주셨다.
특히 에스겔은 하나님의 뜻을 강렬하게 전하기 위해 상징적인 행위를 많이 했다.
오늘 본문도 미래의 희망을 노래하는 상징을 보여준다.
작은 나라 이스라엘은 주변 강대국의 침략으로 여러 번 수난을 당했다. 약소국 이스라엘의 국력을 더욱 약하게 만든 것은 나라가 남북으로 분열되었다가 북 왕국은 이미 멸망했고 남 왕국 유다만 겨우 남았는데 국력의 쇠퇴로 주변 강대국으로부터 늘 침략당하고 불안한 삶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분열은 약함이고 약함은 고난을 각오해야 하는 것이 국제 관계의 현실이다.
지금 포로로 잡혀 와 고생하며 아무런 희망도 지니지 못한 사람들에게 하나님은 새로운 희망을 보여주셨다.
에스겔은 막대기 하나에 에브라임이라고 쓰고 또 하나의 막대기에는 유다라고 써서 막대기 두 개를 하나로 잇고 거기에 이스라엘이라고 쓴다. 그리고는 이렇게 선언한다.
그 막대기들을 서로 합하여 하나가 되게 하라
네 손에서 둘이 하나가 되리라(에스겔 37:17)
에브라임은 북 왕국 지역을 이루는 여러 지파 중 가장 융성한 대표 지파였고, 유다는 남 왕국 지역을 이루는 여러 지파 중 가장 세력이 큰 대표 지파다.
그리고 이스라엘은 남과 북을 함께 아우르는 통일 왕국을 가리키는 말이다. 예루살렘이 멸망하고 먼 나라 바빌론까지 포로로 잡혀 와서 온갖 수모와 고난을 겪는 근본적인 원인은 국력이 약하기 때문이니, 이제 하나님께서 북과 남을 통일시켜서 다시 다윗 왕국의 위엄과 영화를 되찾게 하신다는 놀라운 약속이었다.
예언자는 하나님 앞에서 교만하고 죄짓는 이들에게는 심판과 회개를 전하고, 슬퍼하고 절망하는 이들에게는 새로운 소망과 기대를 증언하는 사람이다.
오늘의 교회는 이 사명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에 초점을 모아야 한다.
ㅡ 이훈삼 목사 (주민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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