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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숨었냐, 사십마넌

ree610 2023. 9. 18. 09:59

어디 숨었냐, 사십마넌  

- 정 윤천 -

‘시째냐? 악아, 어찌고 사냐.
염치가 참 미제 같다만,
급허게 한 백마넌만 부치야 쓰겄다.

요런 말 안 헐라고 혔넌디,
요새 이빨이 영판 지랄 가터서
치과럴 댕기넌디,
웬수노무 쩐이 애초에 생각보담
불어나부렀다.
너도 어롤 거신디,
에미가 헐 수 업서 전활 들었다야.
정히 심에 부치면 어쩔 수 없고……

선운사 어름
다정민박 집에 밤마실 나갔다가,
스카이라던가 공중파인가로
바둑돌 놓던 채널에 눈 주고 있다가,
울 어매 전화 받았다.

다음 날 주머니 털고, 지갑 털고,
꾀죄죄한 통장 털고, 털어서,
다급한 쩌언 육십마넌만 서둘러 부쳤다.
나도 울 어매 폼으로 전활 들었다.
선운사 어름
다정민박 집에 밤마실 나갔다가,
스카이라던가 공중파인가로
바둑돌 놓던 채널에 눈 주고 있다가,
울 어매 전화 받았다.
다음 날 주머니 털고, 지갑 털고,
꾀죄죄한 통장 털고, 털어서,
다급한 쩌언 육십마넌만 서둘러 부쳤다.
나도 울 어매 폼으로 전활 들었다.

엄니요? 근디 어째사끄라우.
해필 엊그저께
희재 요놈의 가시낭구헌티
멫 푼 올려불고 났더니만,
오늘사 말고 딱딱 글거봐도
육십마넌뻬끼 안 되야부요야.
메칠만 지둘리먼 한 오십마넌
더 맹글어서 부칠랑께
우선 급헌 대로 땜빵허고 보십시다 잉.
모처럼 큰맘 묵고 기별헌 거이 가튼디,
아싸리 못혀줘서
지도 잠 거시기허요야.
어찌겄소.
헐헐,
요새 사는 거이 다 그런단 말이요.
떠그럴, 사십마넌 땜에
그날 밤 오래 잠 달아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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