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이 하나 있었으면
마음이 울적할 때
저녁 강물 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날이 저무는데
마음 산 그리메처럼
어두워올 때
내 그림자를 안고
조용히 흐르는
강물같은 친구 하나
있었으면
울리지 않는 악기처럼
마음이 비어 있을 때
낮은 소리로 내게 오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 노래가 되어
들에 가득 번지는
벗 하나 있었으면
오늘도 어제처럼
고개를 다 못 넘고
지쳐 있는데
달빛으로 다가와
등을 쓰다듬어주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라면
칠흑 속에서도
다시 먼 길 갈 수 있는
벗 하나 있었으면
도종환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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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그렇지요.
그런 벗 하나 있으면
진정으로 좋겠습니다.
이른 봄 3월 중순이지만
그렇고 그런 날이 계속되고요,
요즘처럼 여러 날을 계속해서
짙은 안개로 서울 하늘이 흐릴때엔
마음조차 흐릿해져 머뭇거려지네요!
내 그림자를 안고
조용히 흐르는 강물같은 벗이
있었으면 너무 좋겠습니다.
그래서 나는 신새벽
이 푸르름 속에서 가만 가만히
저의 친구되신 주님께 기도합니다.
주님,
칠흑 속에서도
다시 먼 길을 함께 갈 수 있는
벗이 있었으면 너무 좋겠습니다.
오늘 새벽에는
빙그레 웃으시며
주님이 그러시더군요.
"나도 정말, 그런 벗 하나 있었으면 참 좋겠다!"
신새벽에 주님과 함께 오랜만에
오랫동안 큰 소리로 저는 웃었습니다.
"너희가 나의 명하는 대로 행하면 곧 나의 친구라"(요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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