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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집 - 이성찬 - 등산길에서 돌아와 물집 잡힌 발을 내려다본다 나이 들면 이순이라는데 제 몸도 가늘 줄 모르는 아집이 엉겨 붙은 상흔이.

ree610 2024. 6. 28. 06:38

물집

ㅡ 이성찬

등산길에서 돌아와
물집 잡힌 발을 내려다본다

나이 들면 이순이라는데
제 몸도 가늘 줄 모르는
아집이 엉겨 붙은 상흔이다

날 선 담론에 할퀴고
진심이 진실이 아닐 때
틈 들이지 못한 옹졸한 몽니여

사랑에 물 잡히고
역린이 속살을 파고들어도
욕창을 거부하는 철없는 횡보여

잡힐 듯한 유년의 별빛과
반짝이는 시어들


숙명처럼 다듬어야 할 장법을 찾아

아직은
트고 굳어도
바람의 무게를 견디며
함부로 나설 푸른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