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시

일으켜 세웠다

ree610 2024. 3. 17. 15:53

일으켜 세웠다
                          
ㅡ  나 태주

해마다 겨울가고
봄이 오려면
나는 몸이 아프다

아픈 몸으로 꽃밭에 나가
꽃밭의 낙엽이며 겨울동안
쌓인 찌꺼기들을 치우며
꽃들에게 속삭인다

이제 일어날 때야
잠에서 깨어날 때야
그러면 꽃들이
천천히 싹을 내민다

올해도 그렇게 나는
꽃들을 일으켜 세웠다
내가 일으켜 세운 꽃들이 또
나를 일으켜 세웠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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