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글

여백

ree610 2023. 11. 22. 15:22

 

여백

ㅡ  곽노순

타인을 감동시키려는 생각은 더러운 것이다.
내가 누구이기에 남을 감동시킨단 말인가?
나는 나일 뿐
남의 정서를 인위적으로 휘저으려 의도해서는 안 된다.

두 사람의 가슴이 열려 공감의 아름다움이 일어났다면
그것은 하늘이 하시는 일이다.
그런 경우에도 감동에 오래 취하는 것은 자연함이 아니다.
속히 나를 거두고
하느님과 그 사람의 혼이 이루어 갈 여백을 남겨라.
이것이 자연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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