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가스라이팅 당하는 이단 신도

ree610 2023. 4. 11. 08:08

가스라이팅 당하는 이단 신도

 

   가스라이팅은 패트릭 해밀턴(Patrick Hamilton)이 연출한 1938년 연극 '가스등'에서 유래한다. 남편은 밤마다 가스등이 어두워진다는 정상적인 아내의 말을 과민반응이라고 무시하면서 아내를 비정상으로 몰아간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던 아내도 처음에는 의구심을 갖게 되나 점점 무기력에 빠지면서 결국 남편만을 의존하게 된다. 여기에서 가스라이팅이라는 용어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가스라이팅(gaslighting)이란, 심리 조작으로 상대를 조종하고 지배하는 행위이다. 즉, 상대에 대한 의도적인 간섭으로 상대의 판단력과 자주성을 흐리게 하여 가스라이터(정서적학대자)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게 만드는 세뇌 작업이다. 결국 가스라이터를 위한 착취 구조가 형성되기에 가스라이팅은 일종의 심리적 사기이다. 얼마 전에 방영한 넷플릭스의 '나는 신이다'라는 프로는 이단사이비에서 자행되는 가스라이팅의 종합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프로의 주요 장면을 중심으로 가스라이팅 당하는 이단사이비 신도들의 현실을 살펴보겠다.

조직적으로 가해지는 성적 가스라이팅

     JMS 정명석은 평소 자신이 특별관리하는 여신도 그룹('신앙스타'라고 부름)을 상대로 지속적인 가스라이팅을 해왔다. 가스라이팅의 주 내용은 '타락론'이라는 교리에 기반한다. 이 교리에 의하면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었다는 것은 허락되지 않은 이른 나이에 사탄의 꾐에 빠져 아담과 성관계를 했다는 것을 비유한다. 이것을 타락으로 해석하며 이 타락으로 인해 인간은 하나님의 심판을 받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명석은 타락한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이 세상에 온 메시아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타락한 인류가 구원받기 위해서는 자신과 성관계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때문에 자신이 여신도들과 성관계 하는 것은 구원을 위한 행동이므로 오히려 자신에게 감사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가스라이팅에도 불구하고 정명석에게 처음 성적 피해를 입은 여신도들은 "이게 과연 맞는 것일까?"라고 혼란스러워한다. 그래서 자신에게 벌어진 일과 혼란스러운 마음을 JMS 선배 언니들에게 이야기 한다. 이 때 선배 언니들은 이렇게 말한다. "메시아가 널 사랑하신거야", "널 사랑하셨기에 그렇게 한거야, 우리 부족한 믿음을 위하여 기도하자" 이러한 말에 성적 피해를 입은 여신도는 자신의 믿음이 부족하여 메시아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이는 JMS 선배 언니들에 의한 2차 가스라이팅이다. JMS 선배 언니들은 피해자의 위치에서 어느덧 정명석을 돕는 가해자의 위치로 변신한 신도들이다. 이런 점에서 JMS의 성적 가스라이팅은 정명석과 그를 돕는 조력자에 의해 조직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성적 경계를 허무는 가스라이팅

돌나라 한농복구회의 박명호 역시 JMS와 가스라이팅 수법이 유사하다. 자신을 메시아라고 세뇌시키며 여신도들의 판단력을 흐리게 하는 심리조작을 통하여 자신의 성적 욕구를 채웠던 것이다. 이 집단의 모든 여성은 교주 박명호를 여보, 낭군으로 부른다. 이는 성적 경계를 허무는 가스라이팅이다. 이러한 언어는 교주 박명호가 여신도와의 성관계를 용이하게 하는 기제가 된다. 그리고 자신과의 성관계는 일종의 속죄행위로써 이를 통하여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이단사이비 교주들이 자신의 성적 문란을 합리화하는 전형적인 논리이다. 특히 어린 소녀들이 교주 박명호 앞에서 여보, 낭군하며 교주의 아이를 낳아주겠다는 찬양을 하며 춤을 추는 충격적인 장면이 있었다. 이 소녀들은 어린 시절부터 교주와의 성적 경계를 허무는 가스라이팅을 당하는 것이다. 이 소녀들은 언제든지 교주 박명호의 은밀한 부름에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다. 어린 시절부터 성범죄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친밀하게 다가오는 가스라이팅

이단사이비에 빠지는 사람들은 정서적 결핍이 있는 사람들이 많다. 이단사이비는 이 점에 착안하여 가족 이상으로 친절하게 다가와 포교대상자들의 욕구를 채워준다. 이때 포교대상자들은 처음으로 인정받고 환대받는 느낌을 갖게 된다. 이는 친밀함을 가장한 가스라이팅이다. 포교대상자와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면 가족을 비롯한 외부와의 관계를 차단시킨다. 고립을 통하여 자신의 집단에만 의존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이단사이비 신도들끼리는 비밀결사와 같은 강력한 결속 관계가 형성된다. 이는 일종의 관계중독이라고 할 수 있다.

감성을 자극하는 집단 가스라이팅

이단사이비는 종종 거대한 종교행사를 개최한다. 대표적인 행사가 신천지 만국회의이다. 행사가 진행되면 웅장한 스테레오 시스템이 가동되면서 집단적으로 노래하고 춤추며 환호한다. 치어리더와 응원단이 동원된다. 신도들의 감성이 최고조로 고양된다. 여기에 군중심리가 보태지면서 흥분이 더욱 고조된다. 이러한 분위기에서는 집단에서 선포되는 메시지가 개인의 의식을 압도한다. 처음에는 어리둥절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동화되어 간다. 이는 개인의 자의식을 떨어뜨리고 집단에 충성하게끔 심리를 조작하는 '집단 가스라이팅'이라고 할 수 있다.

위와 같이 이단사이비의 가스라이팅을 살펴보았다. 이단사이비의 가스라이팅은 신도들을 마음대로 조종하고 예속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신도들의 심리를 조작하는 것이다. 여기에 당하지 않으려면 그 종교집단이 추구하는 언행과 요구사항이 지극히 상식적인지 따져보아야 하겠다. 또한 진실과 거짓을 분별할 수 있는 영적 분별력도 있어야 하겠다. 이를 위해 평소 자신의 신앙과 삶에 대한 성찰적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유연철 대표 / 공감심리상담센터, 상담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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