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기도

기도 2

ree610 2022. 3. 9. 07:11

[기도 2]

하나님,
밤이 깊은 날들은
새벽을 갈망합니다.

창조의 때에
“밤이 되고 아침이 되니
하루가 지났더라”, 라는 말씀을 기억합니다.
‘아침이 열리고 밤이 되니
하루가 지났더라’가 아닌 까닭을
깨우칩니다.

하루의 완성은
빛의 시간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다시는 대낮에 어둠을 겪지 않게 하시며
다시는 포악한 자들이
권세를 쥐고 호령하는 날들을 보지 않게 하시고
다시는 자기들의 죄를
무고한 이들에게 뒤집어 씌우는 자들이 위세를 부리지 않게 하소서.

저 거짓을 일삼는 혀가 저들을 꽁꽁 묶는 포승이 되게 하시고
남들을 위압하는 저 오만한 어깨뼈가
어디서 날아온 지 모르는 돌로 으스러지게 하시며
저 방약무인(傍若無人)한 발걸음이 돌부리에 걸려
다시는 일어설 수 없게 온 세상이 다 듣도록 와당탕 넘어지도록 하시고
저 광포한 눈은 아침의 태양빛으로 순식간에 멀게 하시고
천일 밤낮을 울며 회개하면 그제야 간신히 뜨게 해주시며
권력으로 쇠처럼 굳어진 목도
그 쇠의 무게에 눌려 저절로 부러지게 하소서.

그리하여
저들이 빈손으로 거친 들판에 쫓겨가는 걸
기어코 보고야 말겠습니다.
거기서 거적데기를 겨우 덮고
찬 이슬을 마시며
풀을 뜯어먹다가 체하기를 거듭하고
늑대소리를 듣고 떨며 밤을 새우는 날들이
겨우 백일이 지났을 뿐인데도 천년인 듯 여기게 하시고
빈대와 벼룩이 온 몸을 뒤덮어
아무리 긁어도 낫지 않는 고통을 겪게 하소서.

아니 그것도 부족하니
물 마실 곳을 찾다가
독뱀이 또아리를 튼 물을 마시고
자기들이 짓밟고 죽인 이들의 환영에
끊임없이 시달리게 하소서.

정의로 지은 집에
이들에게 쫓겨났던 이들이 살게 하시며
평화의 집에
이들의 모함으로 질고를 당한 이들이 거처하게 하시며
평등의 집에
이들의 발길에 채였던 이들이 주인 되게 하소서.

억울하게 무고(誣告)당한 이들이 풀려나고
가난하고 빚진 자들이
빚을 탕감받고 자기 논과 밭을 갖게 하시며
창과 칼을 녹여 보습으로 만들어
땅을 갈아 옥토의 기쁨을 누리게 하소서.

우리의 기도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을 굳건히 믿습니다.

사랑과 생명, 평화와 정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ㅡ 김 민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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