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기도

기도 1

ree610 2022. 3. 9. 07:07

[기도 1]

하나님

우리는 지금 어느 골짜기에 갇혀 있는지
아니면 바로 앞에 절벽이 있는 것인지
또는 고개 하나 넘으면 들판이 나오는지
알 길이 없는 어둠의 행로를 지나고 있습니다.

약탈자들이 올무를 놓고 숨어 기다리고 있는 세상입니다.
거짓으로 무고한 이들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고는
자신들이 가장 의롭고 선한 척 하는 자들이
고개를 뻣뻣이 들고 백성들을 매일 속이고 있습니다.

오만하고 난폭한 자들이
권세를 쥐고 온통 자기들 세상으로 만들 준비를 하며
음흉하게 웃고 있습니다.

저들의 죄는 너무나 많아서
며칠 몇 날을 새도 헤아릴 수 없으며
저들이 흘리게 한 피도
강이 되어 마를 사이가 없고
저들의 죄는 너무나 무거워
천하장사라도 그 무게를 한 치도 들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믿습니다.

그 죄의 수만큼,
그 죄의 무게만큼
저들의 목에 달아맨 돌이 되어
교만했던 목이 부러지고
강포한 몸짓으로 으스댔던 자들의 다리가 으스러져
단 한 걸음도 스스로 걷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아무리 빨리 번성해도 가시나무는 열매가 없으며
도적질로 쌓은 부는 하늘을 찌르는 듯 해도
그저 손아귀로 쥔 모래처럼 사라질 뿐이라는 것을.

어디 그 뿐입니까?
무고한 이의 정수리를 친 망치는
도리어 제 머리를 번개같이 가격하며
무고한 이를 빠뜨린 함정은
스스로 빠져 들
패망의 늪이 되어 멸망하게 되리라는 것도 믿습니다.

저들의 힘은 저들의 죄의 증거이며
저들의 모략은 저들의 덫이 되고 말 것입니다.

너무나도 분명한 것을 알아보지 못한 채
대낮에도 캄캄해진 이들의 눈을 뜨게 하시고
속아서 잘못된 길에 들어선 이들의 마음에 깨우침을 주셔서
진실의 힘으로 갑옷을 입고
지혜로 방패와 창을 갖추게 하셔서
악한 세력과의 싸움에서 이기게 하소서.

두려움으로 비틀거리는 이들에게 선한 용기를 주시고
정의를 세우기 위해 헌신하는 이들에게
홀로가 아님을 알게 하시며
다함없는 위로와 굳센 마음을 주시옵소서.

자신을 억압하는 자를
제 손으로 뽑아 왕으로 세우는 일 없게 하시며
난폭하고 불의한 자들이
빈손으로 쫓겨나 무너지는 걸
반드시 보게 하소서.

진정한 평화는 정의로 세운 집에서 넘친다는 것을
우리는 믿고 또 믿습니다.

우리의 기도가 헛되지 않을 것을
흔들림없이 믿습니다.

지금 우리가 지나는 이 길의 끝에
태양이 떠오르는 시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음을
보게 하소서.

소멸하지 않는 생명과 아름다운 공의(公義)와
모든 억울하게 죽어가는 것을 살리는 평화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ㅡ 김 민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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