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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클레멘트 코스~

ree610 2006. 6. 13. 09:32

 

노숙인에 자신감 일깨워 준 인문학의 힘
[해설] 한국형 클레멘트 코스 이래서 필요하다
 
노숙인들의 자활을 돕기 위한 기존의 접근 방식은 숙식 제공이나 사회 복귀를 위한 현실적인 직업훈련에만 초점을 두었다. 문제는 이들이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약해진 자기존중감으로 인해 직장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노숙생활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형 클레멘트 코스’는 바로 이런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식인 인문학 교육과정을 통한 자아주체성과 자활의지 회복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클레멘트 코스의 유래와 우리나라 도입 현황

‘클레멘트 코스’는 미국의 작가이자 교육실천가인 얼 쇼리스(Earl Shorris) 씨가 지난 1995년에 노숙인과 마약중독자 등 시설수용자들을 대상으로 클레멘트 기념관에서 인문학 교육을 무료로 제공함으로써 처음 시작되었다. 철학·예술과 인문학은 요즘 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현실과 동떨어진 학문으로, 여유 있는 계층의 전유물로 인식되고 있지만, 사실 오랜 사회밑바닥 생활로 정신과 신체가 모두 피폐해진 이들에게 인문학이야말로 자기 존중감을 되찾고 ‘새로 시작하는 자세’를 배우게 해준다고 얼 쇼리스 씨는 주장한다.

이런 클레멘트 코스는 현재 호주, 아시아 등 3개 대륙에서 55개 코스가 운영되고 지난 11년간 전 세계에서 4,000여 명이 이 코스를 졸업했다.


◆외국사례
첫 1년 코스를 시작한 31명 중 17명이 수료증을 받았고, 그들 대부분은 뉴욕 바드대학의 정규 학점도 취득했다. 이들 중 2명은 훗날 치과의사, 1명은 간호사가 됐고 전과자였던 한 여성은 약물중독자 재활센터에서 상담역이 됐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2005년 노숙자 다시서기 지원센터와 성공회대학교가 손을 잡고 ‘성 프란시스대학 인문학 강좌’라는 타이틀 아래 한국형 클레멘트 코스의 첫발을 내디뎠다. 2학기에 걸친 (1학기 12주간 36회 강의, 2학기 11주간 31회 강의) 인문학 강의를 과연 노숙인들이 소화해낼 수 있을지 많은 우려가 있었지만, 중도탈락자는 4명 뿐으로 나머지 17명 모두 노숙생활을 청산하고 일부는 취업에 성공하는 등 첫 해에 이미 상당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국내 사례 1
1958년생인 김 씨는 13살부터 노숙을 했다. 공부는 중학교 전수과정을 흉내내듯이 다닌 게 전부였다. 성프란시스 대학에 입학하고 한달쯤 되어서는 “괜히 이상만 높아져서 노숙인 생활이 더욱 고통스럽게만 느껴지는 것은 아닌가”를 고민했다. 그러나 석 달이 지나자 마음 속에  “떳떳하게 살고 싶다”는 욕망이 솟구치더라고 했다. 그는 지금 택시기사로 일한다. 오전 11시에 일이 끝나 두 시간 쯤 눈을 붙이고 샤워를 하고 수업시간에 대느라 책은 못 읽었다. “서울에서는 아무 일을 안 해도 찾아다니면 하루 8끼도 먹는다”고 노숙인 실태를 소개한 그는 성프란시스 강좌를 들은 노숙인들은 다들 일을 해서 밥을 사먹는다고 했다. “경제적으로는 더 쪼들리지요. 그래도 이게 편해요” 그는 더 노력해서 다시 서기 지원센터의 공동생활도 벗어나겠다고 했다.“

◆국내 사례2
1960년생 신 씨는 철학·예술사를 배우고 작문을 하다보니 제가 다른 사람이 된 느낌입니다. 문화를 배우다보니 마음이 순화 됐습니다. 인문학 과정에 참여하다보니 ‘인간의 삶’이 이런 것이구나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를 알겠다’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고 성격도 밝아진 것 같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국내 사례 3
어느 수강생은 한 학기를 마치면서 다음과 같이 소감을 정리했다. “거리에서 찌든 생활을 청산하기란 제일로 어려운 것입니다. 몸과 마음이 모두 망가져서 제대로 생각하고 몸도 움직일 수조차 없는 것이 거리 생활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은 처지로 다시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 나 자신의 생각과 마음 상태를 정비하는 기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인문학과정이 바로 이런 정비의 기간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과정을 마쳤다는 것으로 난 이세상과 가까이 갈 수 있다는 희망을 찾았다고 생각됩니다.”


국가가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대학 수준의 교육 지원 최초로 실시

교육인적자원부는 지속적으로 소외계층 평생교육 프로그램 지원사업을 2001년부터 실시해오고 있다. 지금까지 저소득층·노인 등을 대상으로 실시해왔던 소외계층 지원프로그램을 한층 확대하고 질 높은 프로그램으로 개선하기 위해 오는 7월부터 노숙인들을 주된 대상으로 한 대학 강의 수준의 ‘한국형 클레멘트 코스’에 대한 지원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교육인적자원부는 올해 우선 시범적으로 3개의 노숙인 대상 대학 강의 프로그램을 지원하기로 하고 동 프로그램을 운영할 대학을 공모하기로 하였다.
이미 서울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가 IMF 이후 급격히 불어난 노숙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실시한 사례는 있으나, 국가가 중심이 되어 대학수준의 교육을 지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에 일단 시범 사업 성격으로 지원 후 성과분석과 평가에 의해 향후 지원규모의 확대를 결정하게 된다.

현재 전국적으로 약 4,000여 명의 노숙인이 있으며, 이들 중 극히 일부만 자활하여 사회에 복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단 올해는 지금까지 사회에서 가장 소외되었던 노숙인들을 대상으로 시범 사업이 실시되며 , 앞으로 이들에 대한 교육프로그램이 본격화되면 노숙인 문제의 해소는 물론, 사회 저소득층의 자활의지를 높이는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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