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과 우체통
- 김호일 -
내게 가을은 '이중섭'이고 '윤동주'다
들녁에는 황소를 밤 하늘엔 별 하나씩 쏟아준다
내게 가을은 '재래시장'이고 '동네책방'이다
알밤도 내어 주고 시도 한편 읽어준다
내게 가을은 '어머니요 할아버지'다
고향을 보면서 한없는 그리움을 끄집어 낸다
내게 가을은 '아궁이의 군불'이다
지친몸 곱게 눕혀 내일 아침을 챙긴다
내게 가을은 '분리수거장' 이다
찬바람 불기전에 아픈 기억 낙엽에 묻는다
내게 가을은 놓치면 안되는 '막차'다
종점의 빨간 우체통에 넣을 '새편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