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바닷가 모래밭에
ㅡ 에드먼드 스펜서
어느 날 바닷가 모래밭에 그녀 이름을 썼더니 파도가 밀려와
그 이름을 지워버렸네.
다시 한번 그녀 이름 써보았지만 물결이 밀려와 내 수고를 헛되게 만들었네.
그녀가 말하길 “안쓰러운 분, 헛수고예요. 덧없는 걸 영원한 것으로 만들려 하시다니,
저 자신 그처럼 스러져 죽어가고 제 이름 역시 그처럼 씻겨갈 거예요.”
나는 말했네. “그렇지 않아요. 하찮은 것들은 스러져 흙이 되라 하고 당신 이름만은 살아남게 하리다.
나의 시가 그대의 귀한 미덕, 영원하게 하여 그대의 빛나는 이름 하늘에 써 놓으리다.
죽음이 온 세상을 지배한다 하더라도 하늘에서 우리 사랑 살아남아 새로운 삶을 살아가도록 말입니다.”
'모리아 >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름의 노래 (0) | 2021.11.18 |
---|---|
낮고 깊게 묵묵히 사랑하라 (0) | 2021.11.17 |
상처 (0) | 2021.11.16 |
그대가 늙었을 때 (0) | 2021.11.16 |
내가 얼마나 더 외로워져야 (0) | 2021.1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