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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그루

다섯 그루 황형철 염치쯤이야 모른 척하고 꼭 좀 탐이 나는 게 있어 가만 앉아서도 상춘할 수 있는 산수유 하나 묵을 갈아 시를 곁들일 수 있는 홍매화 하나 게으른 나 대신해 먼 데까지 향기 나눌 수 있는 자목련 하나 긴긴 무더위쯤 함께 이겨낼 탐스러움 배롱나무 하나 까치밥도 넉넉히 남길 수 있는 감나무 하나 이렇게 딱 다섯 그루만 가갑게 좀 두면 날마다 가슴은 두근반 세근반 할 것인데 멍하니 해바라기하며 심심소일 살랑살랑 바람도 훔치고 싶어

모리아/시 2021.04.12

기도

[기도] - 구 상 땅이 꺼지는 이 요란 속에서도 언제나 당신의 속사귐에 귀 기울이게 하옵소서. 내 눈을 스쳐가는 허깨비와 무지개가 당신 빛으로 스러지게 하옵소서. 부끄러운 이 알몸을 가리울 풀잎 하나 주옵소서. 나의 노래는 당신의 사랑입니다. 당신의 이름이 내 혀를 닮게 하옵소서. 이제 다가오는 불 장마 속에서 '노아'의 배를 타게 하옵소서. 그러나 저기 꽃잎 모양 스러져 가는 어린 양들과 한 가지로 있게 하옵소서.

모리아/시 2021.04.11

봄밤의 편지

[봄밤의 편지] - 박 용 재 꽃들이 툭툭 떨어져 대지의 품에 안기는 봄밤 낡은 볼펜으로 편지를 쓴다 그대와 걸었던 길들을 따라 자욱하게 먼지를 일으키며 바람의 떼들이 달려오고 그대를 사랑한다던 서투른 맹세도 바람처럼 달려온다 세월 속으로 꽃들은 조용히 왔다가 갔다 이 쓸쓸한 봄밤 내 그대를 사랑함은 그대를 그냥 곁에 두고 싶은 편안함 때문이다 우리가 함께 듣던 노래 함께 가던 영화관의 퀴퀴한 냄새를 잊지 못한다 그대가 술에 취해 비틀거리던 일상의 기억 속에서 재빠르게 지나간다 과거로부터 편지들이 배달되고 다시 그대에게 답장을 쓰는 것은 내가 지고 가야 할 운명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 그 짐을 덜어줄 동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새벽이 저만큼 등불을 켜고 걸어오는 봄밤 그대의 깨질 듯한 웃음소리가 그립다

모리아/시 2021.04.10

데살로니가전서 5:18

샬롬~? 오늘 말씀 (데살로니가전서 5:18)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give thanks in all circumstances; for this is the will of God in Christ Jesus for you. - 감사의 주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 불평하지 않고, 감사하겠습니다. - 구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습니다. 내일(11일)은 주일 예배가 있어요. 말씀으로 새로워지는 삶이 되게 하소서!!

말씀 기도 2021.04.10

옛 샘

옛 샘 ㅡ 한스 카로사 등불을 끄고 자거라! 일어난 채 계속 울리는 것은 오직 옛 샘의 물줄기 소리 하지만 내 지붕 아래 손님이 된 사람은 곧 이 소리에 익숙해진다. 당신 꿈속에 흠뻑 빠져 있을 동안 어쩌면 집 주변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릴는지 모른다. 거친 발소리, 샘 근처 자갈 소리가 나며 경쾌한 물소리는 뚝 멈출지 모른다. 그러면 당신은 눈을 뜬다. 하지만 놀라지 말라! 별이란 별은 모두 땅 위에서 빛나고 나그네 한 사람이 샘으로 다가가서 손바닥으로 물을 뜨고 있는 것이다. 나그네는 떠나고 곧 물줄기 소리가 다시 들릴 것이다. 아 기뻐하여라, 당신은 혼자가 아니리니 별빛 속에 길을 가는 수많은 나그네가 길 가고 그 가운데 한 사람이 당신에게로 오고 있는 것이다.

모리아/시 2021.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