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시 1485

축복

[축복] - 도 종환 - 이른 봄에 내 곁에 와 피는 봄꽃만 축복이 아니다 내게 오는건 다 축복이었다 고통도 아픔도 축복이었다 뼈저리게 외롭고 가난했던 어린 날도 내 발을 붙들고 떨어지지 않던 스무살 무렵의 진흙덩이 같던 절망도 생각해보니 축복이었다 그 절망이 아니었으면 내 뼈가 튼튼하지 않았으리라 세상이 내 멱살을 잡고 다리를 걸어 길바닥에 팽개치고 어두운 굴속에 가둔 것도 생각해보니 영혼의 담금질이었다 한 시대가 다 참혹하였거늘 거인같은, 바위같은 편견과 어리석음과 탐욕의 방파제에 맞서다 목숨을 잃은 이가 헤아릴 수 없거늘 이렇게 작게라도 물결치며 살아 있는 게 복아니고 무엇이랴 육신에 병이 조금 들었다고 어이 불행이라 말하랴 내게 오는건 통증조차도 축복이다 죽음도 통곡도 축복으로 바꾸며 오지 않았는..

모리아/시 2021.03.11

그리움은 영원할 수 없습니다

[그리움은 영원할 수 없습니다] - 고 은별 - 떠나야 할 때 떠나야 할 곳으로 떠날 줄을 알아야 합니다. 비록 지금은 슬픔일지라도 그 사람을 위해서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어딘가에 있을 나의 동반자와 그 사람의 동반자를 위하여 기꺼이 그 자리를 비워둘 줄 알아야 합니다. 사랑은 혼자 이루는 것이 아니기에 이별도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이별을 해야 한다는 것은 사랑을 모르는 사람이거나 혼자서만 사랑하는 사람의 넋두리일 뿐입니다. 진정한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과 영원히 함께 하는 것입니다.

모리아/시 2021.03.11

인생 뭐 있습니까

[인생 뭐 있습니까] - 시인 이 성진 - 인생 뭐 있습니까 한평생 살다 모두 다 가는데 바둥바둥 욕심내고 왜들 그렇게 불평하는지 그저 함께하는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며 찡그리지 않고 웃으며 살면 그것이 행복일 텐데 절대 후회할 일은 하지 마세요 조금 부족하다고 투덜대지도 마세요 인생 뭐 있습니까 오순도순 살갓지게 살다가 모두다 가는 것이 인생인데요

모리아/시 2021.03.11

행복

[행복]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에게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 곁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망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 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ㅡ 시인 유 치환

모리아/시 2021.03.11

우리는 만나기 위해 태어났다

[우리는 만나기 위해 태어났다] - 잭 캔필드 - 내가 지나온 모든 길은 곧 당신에게로 향한 길이었다. 내가 거쳐온 수많은 여행은 당신을 찾기 위한 여행이었다. 내가 길을 잃고 헤맬때 조차도 나는 당신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내가 당신을 발견했을 때, 나는 알게 되었다. 당신 역시 나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는 사실을.

모리아/시 2021.03.11

겨울꽃 피고 봄꽃 찬란히 피어라

[겨울꽃 피고 봄꽃 찬란히 피어라] 나는 인생이 아름다운 것은 우리들 삶의 골목골목에 예정도 없이 찾아오는 외로움이 있기 때문이라고 믿는 사람이다 외로울 때가 좋은 것이다 물론 외로움이 찾아올 때 그것을 충분히 견뎌내며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다들 아파하고 방황한다 이점 사랑이 찾아올 때와는 확연히 다르다 사랑이 찾아올 때 그 순간을 생각하는 것만으로 사람들은 행복해진다 사랑이 찾아올 때 사람들은 호젓이 기뻐하며 자신에게 찾아온 삶의 시간들을 충분히 의미 깊은 것으로 받아들인다 외로움이 찾아올 때, 사실은 그 순간이 인생에 있어 사랑이 찾아올 때보다 더 귀한 시간이다 쓴 외로움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따라 한 인간의 삶의 깊이 삶의 우아한 형상들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ㅡ 시인 곽 재구

모리아/시 2021.03.11

가르마

가르마 시인 김 수정 가르마를 바꿔탔다 머리를 감으면 이 작은 머리통에 분활선이 무어냐고 쓰러진 벼처럼 드러눕는 머리카락 파마 약을 몇 번이나 바르고 드라이어로 눌러 붙여도 굵은 머리칼 몇은 기어이 돌아 가르마 한 줄 지우는 일이 못 줄 옮겨 잡는 일보다 쉽지 않다 경원선 철길 옆, 벼들이 누렇다 윗마을, 아랫마을 가르며 기차가 달리고 화약 연기처럼 흩어지는 기적 소리 날파람이 새줄을 흔들자 놀란 새들 일제히 날아오른다 신탄리역 끊어진 철길, 철조망이 그어놓은 가르마 위를 훨훨 날아가는 새 떼....

모리아/시 2021.03.11

사람들은 당신의 이름을 알지만

사람들은 당신의 이름을 알지만 / 사람들은 당신의 이름을 알지만 당신의 스토리는 모른다. 그들은 당신이 해 온 일들은 들었지만 당신이 겪어 온 일들은 듣지 못했다. 따라서 당신에 대한 그들의 견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말라. 결국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아니라 당신에 대한 당신 자신의 생각이다. 때로는 당신 자신과 당신의 삶에 최고의 것을 해야만 한다.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최고의 것이 아니라. ㅡ 작자 미상

모리아/시 2021.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