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7일,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를 어떻게 볼 것인가?
손재익 목사(고신 한길교회 담임)의 '요한복음 18:1-11 설교중' 결론만 인용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10월 27일 주일 오후 2시)를 반대한다
교계 소식과 이슈에 관심 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얼마 전 우리교회가 속한 고신교단의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가 200만 성도들이 모여서 집회를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발단은 2024년 7월 18일 대한민국 대법원 전원합의체 (주심 김선수 대법관)가 동성 동반자도 사실혼 관계의 이성 배우자와 마찬가지로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해야 한다고 판결한 일입니다.
손현보 목사는 이 판결에 대해 분노하며
종교개혁 기념 주일인 10월 27일 주일에 개신교회가 단결하여 악법 저지 운동을 벌이자고 했습니다.
그리하여 손현보 목사는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를 설득해 확대했습니다.
결국 9월 9일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라는 이름의 조직위원회를 꾸렸습니다.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와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를 공동대표로 해서 10월 27일 주일 오후 2시 광화문에서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손현보 목사는 “한국교회가 이제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 200만 성도가 모여 하나님께 간구하면 악법이 절대 통과되지 않을 것이다. 이 집회가 대한민국을 살리고 제2의 종교개혁의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한국 교계의 참여를 독려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 9월 둘째 주간에 열린 고신 총회는 이 집회에 참가하는 것을 총회가 결의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주간에 열린 합동 총회와 통합, 합신, 대신, 백석 총회에서도 오정현 목사와 손현보 목사가 직접 독려하여 이 집회의 참가를 총회가 결의했습니다.
이에 따라 장로교 주요 교단인 예장 고신, 합동, 통합, 합신, 백석, 대신 등에 속한 상당히 많은 교회들이 10월 27일 주일 오후 2시에 광화문 광장에 모입니다.
부산, 울산의 어느 교회는 이미 전세버스를 빌렸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미 교회소식을 통해서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우리 한길교회는 총회의 이 결의를 따르지 않습니다.
이 결의는 성경의 가르침이나 신앙고백서의 가르침(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31장 4-5절), 그리고 교회헌법(전문 제3장 제4항)에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치리회가 내린 결정은 하나님 말씀에 일치되는 한 구속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왜 이런 집회가 잘못되었는지, 왜 총회가 결정한 것을 우리교회는 따르지 않는지, 설명하고 지적할 주제가 많이 있습니다. 그중에 오늘 본문과 무관한 것 하나만 먼저 말씀드립니다.
①공예배와 주일성수 문제입니다.
고신 총회가 이 집회 참가를 결의하기 전 논의를 했습니다. 한 총대가 이렇게 발언했습니다.
“그날은 주일인데, 주일예배는 어떻게 합니까? 주일성수를 어겨도 되는 겁니까?”
고신교회 상당수가 부산 경남, 대구 경북에 있는데 주일 오후 2시의 광화문 집회에 참석하려면 주일 아침에 출발해야 하기 때문에 이렇게 발언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어느 총대가 나와 말했습니다. “전날 서울에 올라와서 서울에 있는 교회에 예배 참석하면 됩니다.”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는 발언입니다. 자기가 속한 교회에서의 예배를 아무렇지 않게 빠지고 다른 교회에서 예배한다니 말입니다. 공예배가 단순히 예배만 드리면 되는 것인 줄로 잘못 알고 있습니다.
더 심한 말도 나왔습니다. 총회장을 지낸 바 있는 어느 은퇴목사는 이렇게 발언했습니다.
“서울로 올라가는 버스에서 예배 드리면 됩니다.”
주일 공예배와 평일 야유회 때 잠시 드리는 경건회를 구분하지 못하는 발언입니다. 고신 교회 헌법에는 “주일에는 예배와 안식에 방해되는 행위를 금하고, 세상 염려와 세속적 행위를 삼가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예배 참석자는 “예배를 방해하는 모든 행위를 삼가고, 세상의 모든 일을 내려놓으며, 하나님을 경외하는 겸손의 마음, 믿음의 순종과 감사, 사랑과 온유함이 풍성하도록 성령의 도우심을 구하며 준비해야 한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또한 성경은 분명 “네 남종이나 네 여종이나 ... 네 문 안에 유하는 객이라도 아무 일도 하지 못하게 하고, 네 남종이나 네 여종에게 너 같이 안식하게 할지니라”(신 5:14)라고 명령하고 있는데, 그날 하루 종일 운전해야 할 버스 기사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이 외에도 생각해 볼 만한 주제가 많이 있습니다.
②대법원의 판결이 과연 동성결혼을 인정한 것인지,
③세상은 교회가 아닌데 세상이 비성경적인 결정을 했을 때 교회가 관여해도 되는지, 만약 관여한다면 어느 정도까지 관여해야 하는지, 교회는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를 “대한민국의 주권은 하나님께 있고, 모든 권력은 하나님으로부터 나온다”로 바꾸도록 국가와 국회를 압박해도 되는지,
④대법원의 이번 판결이 과연 교회를 공격하는 것인지 등등 말이지요.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비록 방법은 잘못되었지만, 그 순수한 마음을 우리가 따라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반론을 제기할 수도
지금은 한국 사회나 정부가 교회를 대적하거나 무너뜨리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습성대로 가고 있는 것일 뿐입니다. 악한 세상이 악한 길을 걷고 있는 것입니다. 세상은 교회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성경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대법원은 성경이 아니라 대한민국 헌법과 법률을 기준으로 판결하는 세속기관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때 신자는 광장으로 나아갈 것이 아니라, 성도 개개인이 각자 부름 받은 삶의 현장으로 깊숙이 들어가야 합니다. 그곳에서 변화를 이끌어야 합니다. 평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