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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랑]
-류시화-
어느 길을 걷든
네가 있는 방향으로 다가갔다
네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면서
어느 곳을 가든
너를 찾아다녔다
네가 누구인지도 모르면서
첫 음절 외우면서부터
모든 단어 속에서 너의 이름을 찾았다
너의 이름 알지도 못하면서
소리 들리는 곳마다에서
너의 목소리 쪽으로 귀를 열었다
네가 어떤 언어로 말하는지도 모르면서
수많은 얼굴들 속을 여행했다
너를 알아볼 수 있기 바라면서
너의 얼굴 본 적도 없으면서
너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너는 아픔이면서
그 아픔 낫게 하는 손이므로
서로 다른 길 가고 있을 때에도
서로 다른 곳 바라볼 때에도
네가 나를 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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