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삶

노회찬 님의 3주기 추모

ree610 2021. 7. 23. 10:36

<늘 부러웠습니다>

벌써 3년. 노회찬 대표님이 떠나셨던 그 해 여름도 참 무더웠습니다. 국회 영결식에 함께했던 조문객들께서 흐르는 땀에 눈물 콧물을 닦아내느라 분주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든 자리보다 난 자리가 큽니다. 여지없이 부재가 존재를 더 크게 증명합니다. 최근 들어 우리 정치가 국민들을 유쾌하게 했던 적은 언제였나 돌아보면 그렇습니다. 답답한 때마다 명철한 비유로 현안을 정리해주시던 모습도 그립습니다.

늘 부러웠습니다. 저보다 훨씬 더 세상을 사랑하고 보통사람의 설움에 분노하셨을 노 대표님입니다. 그러나 '노회찬의 정치'에는 언제나 웃음과 따뜻함이 그윽했습니다. 좌충우돌하던 저에게는 늘 동경의 대상이었습니다.

단 한 번도 국민을 가르치려 들지 않으셨습니다. 농부가 밭을 탓하지 않듯, 절대 대중과 싸우지 않아야 한다고 자주 말씀하셨습니다. 주권자를 대하는 그 겸허한 자세가 곧 살가운 유머와 포용의 원천이었을 것입니다.

천진난만한 표정의 사진을 보며 대표님을 그리워하는 날입니다. 아무리 부럽고 동경해도 제가 '노회찬처럼' 될 수는 없겠지요. 부족한 저는 한 뼘 한 뼘 노 대표님을 닮아가고자 애쓸 뿐입니다.

노회찬의 꿈만큼은 반드시 이루겠습니다. 모든 일하는 사람들이 존중받는 세상, '투명인간'들을 위한 정치, 국민 누구나 악기 하나씩은 다룰 수 있는 나라, 기필코 이뤄내겠다는 다짐을 3주기 영전 앞에 올립니다.

ㅡ 이재명 도지사(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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