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연가
/ 안도현
그해 겨울 벌판 끝에서
불어오던 바람 혹시 기억하시는지
눈은 하늘을 다 끌고
내려와 땅에 이르고
무엇이든지 한 번 흔들어 보고 싶어
그대의 눈망울 속에 쌓이던 바람을 아시는지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우리들
사랑은 벌판으로 길이 되어 돌아가도
그대..
그대
바람은 되지마
혹시 아지랑이 봄날
내 이름 석자 떠올려 준다면
내가 해야 할 것은
그 해 겨울 바라 보던 벌판 끝에
눈사람 되어
홀로 녹아 내리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