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를 이기기를 소원합니다. |
날로 더워지는 날씨 속에서 님의 건강을 위해 기도합니다. 고요한 밤입니다. 시간이 영원에 맞서다가 차마 견디지 못하고 넘어져 버린 쓸쓸한 밤입니다. 시간에 사로 잡혀 있는 수인에게는 이러한 밤을 통해 영원을 찾아가 보는 것도 좋을 듯 싶어 눈을 감고 귀를 닫으면 시간은 멈추어 지고 사람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일이 오로지 순수하게만 생각되는 밤입니다. 비록 보잘것없는 죄인일지라도 이 영원의 문 앞에 서서 한번 옷깃을 여미어봅니다. 잠시 서렸다가 사라지는 새벽 안개와 같이 순간에 매여 허덕이는 하루하루의 생활이 내게는 너무도 힘이 듭니다. 땀을 흘리고 애를 태운 일들도 모두 순간만을 위한 것들이었고 세월과 더불어 무너지고 마는 허망한 일들뿐이었습니다.
한 때는 한가정의 책임자로써 한 아이의 아빠로서 한 여자의 지아비로써 최선을 다하는 사나이였고 순수한 삶을 살며 오손도손 아기자기 가난했지만 행복했던 추억도 간직하고 있지요.
이렇게 살던 저의 가정을 악마가 시기한 것일까 오기를 부리기 시작했어요. 나는 가진 것도 없고 배운 것도 없지만 오직 신뢰와 자존심 하나로 부모 없이 자란 몸 소리 듣지 않으려고 무던히도 노력했고 그 결과 우여곡절 고생 끝에 손바닥만한 실내포장마차를 오픈 하여 나름대로 남에게 아쉬운 소리하지 않고 성냥곽 만한 아파트도 하나 장만하고 늦게 본 딸아이 하나 크는 모습에 마냥 즐거웠고 새벽까지 일을 해도 피곤한 줄 모르고 열심히 산다고 살았는데 우리를 못살게 구는 마귀들이 툭하면 찾아와 행패를 부리고 심지어 우리 식구를 구타하고 견디다 못한 저의 자존심이 발동하여 혼내준다는 것이 그만 살인이라는 크나큰 죄를 범하고 지금 저에게 남은 건 20년이라는 중형에 묶여 이곳에서 4년째 몸을 맞기고 있습니다.
못된 고집으로 뭉쳐있는 저라는 놈에게 관심을 가지고 좋은 친구가 되어 주시는 것 너무나도 고맙고 감사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동정심이라면 거절하겠습니다. 저라는 사람은 아직도 얼치기 신자이지만 어떠한 종교나 믿음을 빙자해서 이곳 저곳 기웃거리는 비겁한 놈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진정 하나님 안에서 저의 남은 삶을 아름답고 예쁘게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주시는 친구가 되었으면 합니다. 보내주신 글 감사합니다. 남은 시간도 주님의 평화와 함께 하시길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청송교도소에서 갇힌 자 드림 한 사나이의 안타까운 심정이 창살너머로 들리는 것만 같습니다. 작은 행복을 일구려는 사람들에게 범죄는 일생을 고통의 굴레 속으로 빠트려 버립니다. 이들의 친구가 되고 위로자가 되는 것은 바로 예수님의 친구가 되는 것과 같습니다. 희망을 쫓고 있는 소자에게 님의 사랑은 바로 생수와 같습니다.
님이여, 정말 행복하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