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포럼

삶을 계산해야

ree610 2004. 5. 29. 16:57

삶을

좀 더 정확히

  계산해야 한다  

 

 

 

삶을 계산해야 합니다.
좀더 정확히 계산해야 합니다.
그리고 지금 계산해야 합니다.

그런데 계산법이 문제입니다.
무엇을 더하고 무엇을 빼야 할지
무엇을 얻고 무엇을 버려야 할지.....

저마다 자기 계산법을 가지고 있기에
더욱 계산법이 문제입니다.

 

이북에서 피난 온 우리는
무덤이 많은 산 동네에서 살았습니다.
그래서 산아래 사는 사람들이 부러웠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그들도 별로 형편이
좋은 사람들은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지만....

어린 시절

먹을 게 없어 굶는 날이 많다보니
하얀 쌀밥(이팝) 한번 먹는 게 꿈이었습니다.
기와집에 사는 사람들은

매일 쌀밥을 먹는다는 이야기만 들었습니다.
그들처럼 살 수 있다면

동화나라 왕자님보다
더 신날 것 같았습니다,

어린 시절

산 아랫마을에
흑백 TV가 있는 집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 집에 사는 아이가 너무 부러웠습니다.
TV만 있다면

세상에 부러울 게 없을 거라 믿었습니다.
최고로 행복할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COLOR TV에 온갖 방송을 돌려봐도 맘 부칠 곳 없고

쌀밥, 콩밥, 현미밥 골라먹어도 여유가 없으니

어찌된 일일까요?

상황이 좋아지면

행복해진다는 믿음은 분명 잘못임을

오랜 세월을 거쳐 증명되었건만
사람들은

계속 그 길만 가고 있습니다.

불 속에 죽고 마는 동료를 보면서도
불을 향해 날아가는 불나비들처럼.....

그 어렵던 어린 시절

끼니라도 이어주려고
어머님은 나를 고아원에 맡긴 적이 있었습니다.
50년 전의 고아원이 과연 어떻겠습니까?

그래도 때 마쳐 차려준 꽁보리밥에

김치 한가지도 된장 한 종지도,

멀건 밥물에 시래기 뜬 한 끼니도 황홀한 식사였습니다.
넓은 방안엔 구호물자로 온 장난감이 많아
매일 매일이 꿈만 같았습니다.

그러나

일주일 정도 지난 어느 날
엄마가 그리웠습니다. 너무 보고 싶었습니다.
엄마를 소리쳐 부르며 울었습니다.

나와 고아원 아줌마의 협상이 기억됩니다.
"엄마에게 다시 가면

밥도 굶고 장난감도 없는데 그래도 갈래?"

 

나는

무서운 배고픔과 장난감의 유혹보다
더 간절한 굶주림이 엄마와의 교감이었습니다.
너무나 그리운 엄마와의 사랑에 목말랐습니다.

그래서

다시 엄마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엄마도 그 많은 날을 울었답니다.

지금도

깊이 각인된 것은
사랑 없는 먹이나 물건보다 귀한 것은

먹이나 물건 없는 사랑이란 것을.....

아 그리운 어머니!

생각하면 눈물나는 어머니!
나도 어머니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서울 영암교회 서정호 목사님께서

보내준 글에서 옮겨 적어 보냅니다.

 

2004년 가정의 달을 보내며

못난 저를 사랑으로 키워주신 그리운 어머니를 회상합니다.

 

뵙고 싶은 어머니,

너무 생각이 납니다.

 

 세진회 짱~ 너나드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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