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삶

갈퀴를 샀다 - 정두리 갈퀴를 샀다 갈 길을 몰라 떨어져 누운 나뭇잎을 긁어모으고 거북등같이 딱딱해진 땅 가려운 등을 긁어주듯이 아우아우

ree610 2025. 4. 10. 09:20

갈퀴를 샀다

- 정두리


갈퀴를 샀다
갈 길을 몰라 떨어져 누운
나뭇잎을 긁어모으고
거북등같이 딱딱해진 땅
가려운 등을 긁어주듯이
아우아우 거기거기
땅이 시원해 소리 지르게
너무 좋아 재채기 나오게
그래서 뒤집어지게
내년 봄,
씨를 받아 고마운 싹을 틔우게
효자손 되라고
갈퀴를 샀다.


* 시가 참 좋다.
자연과 나를 함께 표현할 수 있으니

자연 속에서 나를 발견하고
나의 모습을 통해 자연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