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난한 분들이 더욱
가난한 분들을 위해!!”
성탄절에 교회에 갔다가 높은 문턱을 넘지 못하고 동전 몇 개 받고 쫓겨난 세 명의 노숙인 형제들과 바로 이곳에서 촛불을 켜고 시작했던 거리성탄예배가 어느새 서른 일곱번째가 되었습니다.
한 자리에서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꾸준히 참사랑의 나눔과 섬김을 작은 것부터 실천했더니 어느새 입소문이 퍼져 2000명이상의 소외된 홀몸어르신들과 함께 하는 거리성탄예배로 자라났습니다.
“찾아갈 곳이 없고 찾아줄 사람도 없는 분들은 어서어서 오십시오! 눈치 볼 것도 없는 이 거리성탄예배는 문턱이 아주 낮습니다. 누구나 넘을 수 있습니다!” 소리치지 않아도 2천명이 넘는 가족들이 거리에서 모여 성탄의 신비를 나누는 것이 신비요 기적입니다.
주님 날개로 품어 주듯이 37년 역사상 가장 따뜻한 거리성탄예배중에 하루였습니다. 이토록 포근한 날씨를 허락하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37번째 거리성탄예배는 밥퍼철거를 원하는 서울시와 동대문 구청장과 3년간의 법정소송에서 완벽한 1심 승소후에 올려드린 축제였습니다.
밥퍼는 서울시 오세훈시장과 동대문 이필형 구청장이 사과를 하면 이제껏 소송으로 피해를 받았던 모든 물질적, 정신적 손해를 덮고 갈등을 일단락하고 소통과 화합의 길을 걸어가려 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어제 크리스마스 이브에 동대문구청은 법원에 항소했습니다.
앞으로 밥퍼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입니다. 이필형 구청장과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하여 마땅히 당당하게 할 말을 할 것입니다. 천박한 자본주의나 님비현상이나 정치노름에 결코 굴복하지 않고 맞서서 승리하자고 가난한 이웃들과 함께 다짐했고 결단했습니다.
늘 하는 것처럼 UN이 정한 세계인권선언을 19개조 하나하나 전부 낭독하며 새롭게 결단합니다. 그 어리신 주 예수님도 이 땅에 처음 오신 첫 번째 크리스마스 사건이 있던 날 그분은 마치 오늘의 노숙인처럼 누울 자리가 없어 여관방 하나 얻을 수도 없어서 말구유에 누우셨습니다.
베들레헴 마굿간에서 누우신 아기 예수를 생각하며 소외되고 외로운 이들과 친히 함께 하시며 섬김을 받으러 이 땅에 오신 것이 아니라 섬기기 위해 오셨다는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우리모두가 마음을 말구유처럼 낮추고 겸손하게 살지만 비굴하지는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당당하나 교만하지는 않기로 또한 다짐합니다.
밥퍼는 3년간 행정소송중에 동대문구청과 서울시로부터 단 한푼도 지원받지 않았지만 그 전보다 자원봉사자들은 더 많이 찾아오셨고 가난한 분들이 더 가난한 분들을 위하여 여러 곳에서 후원을 해 주셨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습니다. 대학생들이 추운 겨울 새벽에 아침을 드시려 오시는 어르신들을 위해 조식봉사를 말없이 참여해 주었고 K-나눔성지로 여행사마다 입소문이 퍼지고 퍼져서 해외 25개국 젊은이들이 밥퍼를 찾아와 주시는 바람에 K-나눔의 성지가 되었습니다.
정작 도와야 할 시청과 구청은 한 사람도 한 푼도 안 도울 때 학생과 시민들이 두 팔 걷고 나섰고 없는 사람들이 더 없는 분들을 위해 심지어 외국에서 온 청년들이 참여했습니다.
무엇보다 녹색군단 다일공동체, 다일복지재단, 데일리다일 가족들 언제나 한결같이 큰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우리는 평생을 그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도 섬김을 받는 자가 아니며 주님을 본받아 섬기는 자임을 선언하며 ‘이 땅에 밥 굶는 이 없을때까지’ ‘지여작할나’로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다일공동체 최일도 형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