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란
- 김희정 -
볕이 늦게 찾아들지만
아늑한 곳입니다
생각해보면
나만 그곳을 들렸던 것은 아닙니다
엄마의 눈물도 이슬처럼 앉아 있고
누이의 사랑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숨기고 싶은 이야기가
그곳에 가면 비밀이 될 수 없었습니다
어느 날
엄마의 하루가 나에게 말을 걸어
뒷걸음질 쳤고
누이의 사랑이
흐느끼고 있을 때
지켜만 보아야 했습니다
위로받고 싶어 찾아갔는데
풀숲 사이로 상처들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잠들지 못한 상처를
뒤란은 말없이 품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