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길

송영길 의원을 회상함

ree610 2024. 4. 4. 19:18

< 송영길을 회상함 >

우리 유라시아 원이스트씨 포럼(한동해 포럼)의 회원 중에 이번 22대 국회의원 출마자가 4명이나 생겼다.
경북도에서 하나의 동해를 통해 남과 북을 잇고 유라시아로 뻗어나가는 것만이 우리민족의 살길이라 여기고, 이에 같은 마음을 품은 사람들을 회원으로 맞아들이다보니 4년차인 올해 105명의 회원을 넘겨서 도약기를 맞이했다.

요즘 온 나라가 진보니 보수니 하면서 완전히 두쪽으로 갈라진 판에, 모든 단체나 단톡방도 한쪽 사람들만 몰려있고, 한쪽 이야기만 반복적으로 세뇌를 당하는 그런 마당에, 우리 포럼만은 보수 진보 진영의 사람들이 골고루 섞여있는 아주 특이한 모습이다. 하나됨과 연합만이 통일로 가는 길을 열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회원들이 이렇게 정치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계신줄 몰랐다가 4명의 후보가 나서고 나니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가나다순)
강경숙 원광대 특수교육과 교수
김준형 외교광장 이사장 (전 한동대 교수, 국립외교원장)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국회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
이재원 포스텍 겸직교수 (포항지역학연구회장, 피부과 의사)

다들 훌륭하신 분들이니 꼭 모두 당선이 되셔서
좋은 정치를 펼쳐주시기를 바라는 마음 한결같다.

그러나, 나는 오늘 우리 포럼의 역사와 큰 인연이 있었던 송영길 전 의원에 대하여 회상을 떠올려 보려한다.

중국과 북한과 캐나다를 전전하며 24년간의 오랜 외국생활 마치고 2018년도에 한동대학에 채플설교와 통일특강을 하러 들렸다가, 갑자기 제안을 받아 한동대에 터를 잡았다. 그리고 곧 경북도에서 부탁한 남북경협 포럼을 맡아서 진행하게 되었다. 국내에 어떤 네트웤도 갖지 못했던 내가 그 포럼을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을 알게되고 사단법인을 만들어 지금껏 활동하고 있으니 감사할 뿐이다.

2020년 경주에서 통일과 남북경협 관련한 큰 포럼 행사를 준비하던 중 담당 주무관이 중앙에서 좀 중량급 정치인을 모셔오라는 주문을 했다. 정치인은 커녕 서울에는 교회 인사들 밖에는 몰랐던 나는 정말 난감했다.
그러나 새벽에 기도하고 자신감을 얻어 강태호 교수님과 함께 무작정 국회를 찾아가 그 당시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맡아있던 송영길 대표 사무실로 쳐들어갔다. 정말 일면식도 없던 사람이었다. 내가 명함을 내밀며 송의원을 만나러 왔다고 하니, 보좌관이 난색을 표하며 너무 바빠서 힘들다고 손사래를 치다가 5분의 허락을 겨우 받아내어 들어갔다.

나는 곧바로 우리 포럼이 남과 북을 이어 중국과 러시아의 북방을 거쳐 유라시아까지 나아가는 것을 목표로 만든 포럼임을 이야기하고 내가 평양서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다가 온 사람이라고 자기 소개를 하였다.
그 말에 송의원은 즉시 관심을 보이더니 내 설명을 주의깊게 경청하기 시작했다. 그가 정말 북방외교에 진심인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
  서로 마음이 맞아 떨어지면서 대화가 술술 풀려나갔고 5분이 곧 30분이 넘어갔다. 경주에서 열리는 포럼에 오셔서 기조연설을 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송의원은 곧바로 보좌관에게 일정을 뽑아보라고 지시했다.
곁에서 두 보좌관이 펄쩍 뛰면서 그 무렵 정기국회가 곧 시작하는데 지방행은 불가능하다고 고개를 저었지만, 송의원은 잠시 고민하더니 모든 스케쥴을 캔슬하고 경주로 내려가겠다고 결론을 지었다.

그 과감한 결단에 내가 더 놀랬다. 나는 일어서면서 내 책 중에서 제일 얇은 <루카스 이야기>라는 책을 한권 선물로 드리고 돌아섰다.

그리고 그 다음날 새벽 5시쯤 되었을까... 갑자기 카톡이 왔다.
"교수님 지금 막, 주신 책 다 읽었습니다. 감동입니다. 곧 만납시다."
내가 더 감동이 되었다.

막상 중량급 정치인을 데려 오라던 경상북도 담당자들도 송영길 의원이 정말 오냐고 계속 반신반의 하였고, 정치인들은 숨가쁜 스케쥴 때문에 언제 약속이 취소될지 모른다고 안믿는 분위기였다.  

  마침내 포럼 당일, 송영길 의원이 오는 것이 확정되자 경상북도 이철우 도지사와 경주시장 장순흥 한동대 총장 등 원래 계획이 없던 분들이 모두 달려왔다. 포럼은 정말 성황리에 끝이 났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기조연설만 마치고 돌아갈 줄 알았던 송영길 대표가 (다른 주요 VIP들은 개회식만 마치고 모두 돌아가기 바빴는데) 점심 식사와 오후 세션을 모두 참관하고 저녁 만찬까지 마친 후에 서울로 올라갔다는 것이다.
그만큼 우리 포럼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경청하였고, 올라가면서 자기도 포럼 회원으로 가입하겠다고 의사를 밝혔다.

그 이후,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울릉도가 큰 피해를 입었을 때 그 사실이 안 알려져서 완전히 소외되어 있었는데, 울릉도 독도 기지 대장으로 있는 우리 포럼 회원이신 김윤배 박사님의 급한 도움 요청을 송영길 의원에게 카톡으로 전했더니, 그 소식을 전국에 띄워주면서 그달 자기가 받은 세비 전액을 후원하기도 하였다 (그 바람에 해양수산부 장관을 비롯 많은 정치인이 한꺼번에 울릉도를 찾게 되었다.)

평화 마라토너 강명구 선수가 이태리 바티칸까지 교황을 만나러 떠나는 장거리 마라톤의 출정식을 울릉도 독도에서 갖기로 했을 때, 송의원에게 연락하여 함께 해 줄 수 없겠느냐고 요청하자 그것도 바로 수락해 주었다. 그리고 나서 이 분이 무명의 강명구 마라토너를 처음 세상에 알리고 큰 후원해 주었던 것도 알게 되었다.
송영길 의원이 보이지 않게 도움을 주었던 분들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기부천사임을 나중에 알게된 것이다.

울릉도 독도를 오가는 크루즈 안에서 밤늦게까지 오랜 친구처럼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며 스스럼없이 대화하던 것이 눈에 선하다.  

그러던 그가, 어려운 시절 당 대표를 맡더니 자신의 지역구까지 내주면서 백의종군 하였고 아무도 나서려 하지 않는 서울시장 선거에 나가더니 어려움에 처하기 시작했다. 정치적인 공방이야 항상 있는 것이지만, 아직 재판이 다 끝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그가 구속되어 감옥에 수감되어 있다는 사실이 마음 아프다.
더 가슴 아픈 일은 그에게 은혜를 입었던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그가 옥중에서 소나무당을 만들고 옥중 출마를 했다는데, 그를 위해 나서서 변호해 주거나 위로해 주는 정치인들이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것이다. 스스로 조사를 받겠다고 돌아온 사람이 도망갈 이유도 없을 터인데 보석 신청은 어이없이 기각되었고, 그를 위해 아내와 자녀들이 힘들게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니 마음이 쓰리다.

  그래서 나라도 그를 회상하면서 위로하고 힘을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건 어떤 정치적 지지를 떠나 일면식도 없이 찾아간 나를 반갑게 맞아주고 경주까지 내려와준 송영길이라는 한 사람의 성품을 알기에 그 우정을 지키기 위함이다.

그는 대의 명분이 있는 옳은 부탁이라면 거절하지 않는 사람이었고, 도와야 할 사람이 눈에 보이면 반드시 돕는 그런 사람이었다. 한 마디로 의리와 신의가 있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나도 그에 대한 의리를 지키려한다.

막 시작한 신생 포럼을 위해 국회 일정을 다 취소하고 멀리 경주까지 내려와 주었던 의리의 사람, 송영길... 그가 있는 차가운 옥중에 그를 응원하는 이 편지가 그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주는 종이 비행기가 되어 날아가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경주의 활짝핀 꽃내음을 전해주려 한다. 꽃이 지면 곧 수목이 울창해지는 여름이 다가온다고.

오래 전, 연변의 만주 벌판에서 자주 불렀던 <사랑으로..>라는 노래 가사를 그에게 들려주고 싶다.

"내가 살아 가는 동안에 할일이 또 하나 있지...
바람 부는 벌판에 서 있어도 나는 외롭지 않아.

그러나 솔잎하나 떨어지면 눈물 따라 흐르고,
우리 타는 가슴 가슴마다 햇살은 다시 떠 오르네..."

소나무는 외롭다.
그러나 푸르다.

- 정진호 (포스텍 교수, 유라시아 원이스트씨 포럼 회장)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였고, 벗었을 때에 옷을 입혔고 병들었을 때에 돌아보았고 옥에 갇혔을 때에 와서 보았느니라. (마 25:35-36)>

송영길 의원의 자녀들이 출연한 동영상!! 평화 ✌️
https://youtu.be/s7MLi7RcIaU?si=JfCkiGl3-TGQLome

송영길 후보자의 연설입니다. 평화 ✌️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931888

[풀영상] 제22대 국회의원선거 후보자 연설 ‘광주 서구갑 소나무당 송영길’

KBS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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